강성노조가 있는 택시사업장이

2회연속 서비스 우수업체로 선정돼

-고려운수, 지난해 서울시 상하반기 평가에서 각각 3위와 9위차지
-노조 ‘전액관리제의 힘’으로 분석, 반면 회사는 밝히기를 꺼려

민노총 계열의 민주택시본부(이하 민택) 소속 고려운수가 서울시 택시서비스 평가에서 2회 연속 10위안에 들면서 우수업체로 선정됨 따라, 이 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려운수는 지난해 상반기 평가에서 3위를 한데 이어 최근 발표된 지난해 하반기 평가에서는 9위를 차지했다.

255개 서울택시업체의 서비스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공식적인 지표는 서울시의 서비스 평가가 유일한 것으로, 고려는 삼화택시와 함께 지난해 상․하반기 평가에서 각각 상위 5%안에 이름을 올렸다. 서비스 평가는 시기와 대상자에 따라 편차가 있는데다 255개 업체간 점수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아 조사때마다 변동성이 크다. 이 때문에 특정업체가 연속으로 상위 10위권 이내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더구나 이 업체가 다른 회사에 비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고려운수가 소속된 20여개의 민택 사업장은 200여개의 한국노총 계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이하 전택) 사업장보다 투쟁적 이미지가 강하고 이 중 고려운수 노동조합은 민택 사업장 중에서도 전통적으로 강성노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려운수가 강성노조를 가진 업체이면서도 어떻게 서비스평가에서 연속으로 성과를 내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송기열 고려운수 총무이사는 “다른 회사에서 어떻게 서비스 평가에 대비하는지 물어오지만 서비스 평가라하고 해서 특별히 대비하는 건 없다”며 자세한 대답을 회피했다.

이 회사가 서비스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냄에도 이에 대한 것을 밝히기를 꺼리는 것은 대표이사의 성향 이외에도 사업자의 부담이 커 대부분의 업체가 기피하는 ‘수입금 전액관리제’(이하 전액관리제)를 실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서울택시사업장에서 수입금전액관리제를 실시하는 곳은 노조의 영향력이 큰 민택 사업장이 대부분으로 이 중 100% 전액관리제를 하는 곳은 고려운수와 문화교통, 부광실업과 한독운수 등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 측과 달리 노조는 이같이 성적을 내는 이유를 ‘전액관리제의 힘’으로 분석했다. 신동우 민택 서울지부 고려운수 분회 위원장은 “근로자가 모자라 가동률이 낮은 정액제 택시업체와는 달리 전액관리제 회사는 가동률이 95%를 넘고 장기근속자가 많아 성실근로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이 때문에 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승차거부가 적고 단거리 손님이 골목길을 들어가자고 해도 잘 들어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액관리제 회사 중 부광실업도 19위에 올라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근로자의 처우개선이 서비스 품질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교육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액관리제의 힘만으로 서비스 우수업체가 된 것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회사 사정에 밝은 택시업계와 노조단체 관계자는 ‘사람을 가려 뽑는 것’과 ‘노조의 적극적인 협력’ 등을 우수업체가 된 요인으로 파악했다.

서울택시업체인 D운수의 Y부장은 “근속근무자들에 대해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할 정도로 이 회사의 처우는 업계 중 단연 최고지만 40대 중반을 넘은 2세 사장은 몇해전만 하더라도 쏘나타를 탈 정도로 검소하다. 불법이 전혀없고 운전기사나 관리직원을 채용할때도 원만한 가정을 이루지 않는 사람은 뽑지않는다”며 “승객에게 친절히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조규범 민주택시본부 서울지부 사무국장은 “고려운수 노조는 근로자들이 승차거부를 하거나 승객들의 항의가 들어오면 해당 기사에게 불이익을 준다”며 개선된 근로자의 처우를 토대로 승객에 대한 서비스를 유도한 것이 연이어 우수업체로 뽑힌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상택기자 st0582@gyoton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