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요금을 올리면 뭘하나, 사람이 타질 않는데...죽을 맛이지"

전북 전주지역 택시요금이 인상 된지 두달이 다 되가지만 택시기사들은 오히려 한숨이 늘고있다.

이는 요금이 인상되기 전 택시기사들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난 것.

당시 택시기사들은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민들이 경기불황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 운임까지 오르면 택시이용을 더 기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14일 자정을 기해 기존 1800원의 기본요금이 2200원으로 인상되고 거리운임과 시간운임이 178m와 43초 당 100원이던 것이 150m와 36초 당 100원으로 조정됐다.

실제로 택시를 타고 5km 떨어진 목적지를 갈 경우 밀리지 않고 정상속도로 운행할 때 기존 3500원이던 요금이 4200원 이상으로 700원 가량 늘어났다.

교통체증이 심한 출.퇴근 때는 비용부담은 훨씬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등.하교길에 택시를 자주 이용하던 학생들의 경우도 눈에 띄게 줄었다.

택시비 인상 이전에는 근방에 사는 친구들 3∼4명이 버스비 정도만 부담하면 택시를 이용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이전의 비용을 각기 부담해도 평소 다니던 목적지에 갈 수가 없다.

또 밤 시간대 직장인들의 택시이용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 택시기사들의 하나같은 의견이다.

최근 대리운전업계의 경우 8000원∼1만원 정도의 금액을 손님들에게 제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택시를 이용해 약속장소까지 오가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훨씬 절약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잠시 하락세를 보이던 LPG요금도 다시 오르면서 택시기사들을 진퇴양난에 몰아넣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1053원하던 LPG요금은 지난 2월 840원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오르고 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배택상씨(63)는 "장사 안되기는 요금이 오르기 전이나 지금이나 매 한가지다"라며 "오히려 손님이 줄으든 것은 몸으로 확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영업용 택시를 몰다 최근 그만둔 노경환씨(33)역시 "그래도 개인택시는 영업용 택시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면서 "사납금을 올리지 않았지만 줄어든 영업실적에 사납금 채워 넣기도 힘들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택시업계는 이 같은 기사들의 상황을 감안, 지난해 노·사 임금협정당시 사납금을 2000원 정도 인상한 뒤 올 10월께까지 7개월간은 사납금을 동결시키기로 합의했지만 택시기사들의 고민을 근본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하고 있다.

박원기기자

택시요금 인상 두달째, 기사들은 '죽을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