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기다리는 택시 행렬. 브랜드 콜택시의 효율적인 문제점 보완이 시급하다. ©뉴스미션

가장 큰 불만은 “정작 필요할 때 서비스 이용 못해”

 
서울시는 지난 해 12월 10일 교통문화 개선 정책의 일환으로 택시 이용 활성화를 위해 브랜드 콜택시를 출범시켰다.
 
브랜드 콜택시는 SK에너지(나비콜), 동부익스프레스(친절콜, 엔콜), KT로지스(에스텍시) 4개 업체가 현재 2만500여 대를 운행 중이다.
 
브랜드 콜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시내 어디에서 부르더라도 5분 이내에 승객들이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콜택시는 콜센터의 방송을 통해 운전기사가 고객을 선택하는 방식이어서 배차가 고르지 못하고 승객이 기다리는 시간도 오래 걸렸으나, 브랜드 콜택시는 GPS(위성 위치추적시스템)를 이용해 고객과 가장 가까운 빈 택시를 자동 배차하여 고객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브랜드 콜택시가 가장 필요한 심야 시간에는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서울시 운수물류과의 정도훈 주임은 “지난 연말 모임이 많았던 주말과 심야 시간에 콜 요청이 급증하여 콜 서비스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해 많은 민원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콜을 기다리는 택시 기사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브랜드 콜택시 기사 한 모 씨는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콜을 하나만 받을 때도 있다”며 “시민들이 (브랜드 콜택시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주에는 전부 10콜 정도 밖에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수요가 급증하는 저녁시간을 제외하고 낮 시간에는 거의 빈 차로 손님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명무실한 부가 서비스’도 문제
 
“(서울시에서) 하라니까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니고, 수수료도 2.4%나 돼서 쓰기가 만만찮네요.” 카드결제를 두고 하는 택시기사 이 모 씨의 말이다.
 
서울시는 브랜드 콜택시의 조건으로 카드 결제를 의무화하여 신용카드나 교통카드로 요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택시에 탑승하여 미리 카드 사용 승인을 받고 내릴 때 요금만큼 결제하는 선 승인제도도 도입했다.
 
하지만 2.4%의 카드 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택시 기사들이 조항을 어기고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또한 많은 기사들이 “카드기 사용방법이 쉽지 않은데다가 카드승인 시간이 다소 걸려 교통이 혼잡한 시내에서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밖에도 심야에 여성들이 안전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여성기사 서비스’와 해당 택시의 차량 정보와 자신의 위치를 가족 또는 지인에게 통보해주는 ‘365일 안심 서비스’ 제도를 시행하여 기존 콜택시와의 차별을 두고 있지만 ‘여성기사 서비스’의 경우 현실적으로 여성 기사의 수가 현저히 적어 예약제로만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콜택시 공급’ 늘리고 ‘지속적인 홍보’ 계획해
 
서울시는 수요가 급증하는 이른바 러시아워에 콜택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이 생기지 않도록 2010년까지 전체 택시 7만2천 대의 56% 수준인 4만대까지 브랜드 콜택시를 늘릴 계획이다.
 
운수물류과의 정도훈 주임은 “서울시 브랜드 택시로 지정되기 위한 택시콜센터의 최소기준 운행대수를 올해부터 4천대에서 5천대로 확대할 예정이며, 콜이 급증하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심야시간에는 콜센터 접수요원과 택시 기사들을 증원하여 탄력적으로 운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시는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전체적인 택시 이용 수요를 증대시킬 계획이다. 서울시는 브랜드 콜택시 출범 후 시내 주요 전광판과 신문을 이용해 대대적인 1차 홍보를 마쳤고, 1월 7일부터 2월 말까지 더 많은 시민들이 볼 수 있도록 지하철 광고에 들어갔다.
 
정도훈 주임은 “앞으로도 택시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해 꾸준히 홍보할 예정”이라며“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면 빈 차로 배회하는 택시들이 차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과태료 부과 등 단속과 교육 강화
 
한편 카드 결제 의무화를 위해 서울시는, 수수료 부담 때문에 카드 결제를 거부하거나 배차를 거부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해당 차량의 상황이 고의라고 판단될 경우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는 등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카드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기사들에게는 단말기 사용 교육이 강화된다. 나비콜의 손서봉 과장은 “카드기 사용을 어려워하는 기사들 대부분이 나이가 많다”며 “카드 단말기 사용법에 관해 중심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고, 의무적으로 월 1회 교육을 시행하지만 앞으로는 취약자에 한해 교육시간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여성 기사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직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체 택시 기사 8만9천 명 중 단 820명만이 여성기사이고 그나마 서울시 브랜드 콜택시를 운행하는 여성기사는 250명으로 절대적으로 그 수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주로 심야시간에 여성 고객이 ‘안전’을 위해 여성 택시 기사를 원하지만 반대로 그 시간에 일하는 여성 기사들은 ‘위험’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사실상 증원도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가 브랜드 콜택시 시행 한 달 후 드러난 문제점들을 어떻게 보완해 이를 정착시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