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감차되어야 할 택시?

감차를 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약간이 뚜렷해진다. 특별법을 만들어서 하겠다니 우찌 반갑지 않으리. 그런데 감차에 대한 선호는 법인택시 노동자들이 개인택시 자영업자보다 높은 것으로 보이고, 우선 감차해야 할 택시는 개인택시보다 법인택시로 꼽는 것으로 보인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날까? 택시가 많다면 감차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데 법인택시 노동자들은 왜 개인택시를 더 감차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이전에 법인택시를 감차해야 한다고 할까.

그 답은 각자가 알아서 찾아야 할 일.

물론 법인택시와 개인택시를 동시에 감차하자는 주장이 있다.

개인택시 감차를 꺼리는 이유가, 개인택시 자영업자들이 하는 소리지만, 개인택시는 사유 재산이기 때문에 감차의 장애요인이 있다고 한다. 그럼, 법인택시는 사유 재산 아닌가? 사유재산이기에 감차해선 안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된다. 이는 감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누구의 소유이냐의 여부를 떠나 과잉공급으로 생사기로에 놓여 있는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이 시급하다.

감차하는데 정부의 돈, 이를 공적자금이라 해도 좋고, 국민의 세금이라고 해도 좋다. 어느 것이든지 감차 비용으로 이를 지급하는 것이 온당한지 모르겠다. 또 법인택시는 얼마, 개인택시는 얼마 등등 차별적으로 감차 비용이 달리 적용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량 보험료의 경우, 지역별로 차등을 두겠다고 하다가 벽에 걸린 상태다. 사고를 많이 낸 사람에게 많은 보험료(할증)을 내게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법인과 개인이라고 하여 감차 비용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이 맞나?

잘은 모르지만, 감차 비용을 정부의 공돈으로 생각하는 한, 그 비용을 지급해선 안되고 더구나 법인과 개인에 대해 각각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것도 눈 뜨고 못 볼 일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강제 감차보다 자율적인 감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왜 그러한가? 답은 뻔하다. 해봤자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과잉공급을 해소하기 위해선 감차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계속해서 지자체의 장들이 선거를 의식해서 택시를 무분별하게 공급하기에 이는 끝없는 전쟁이다. 그래서 돈 주고 감차하지만 몇 년뒤 또 똑같은 일을 되풀이할 공산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감차는 개인택시 우선으로 하고, 법인은 후순위다. 대신 법인택시에 강력한 경영혁신 등을 요구하고, 기타 임금체계와 고용안정, 일자리 창출 등이 제대로 정착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법인의 감차 요인과 개인택시의 감차 요구는 각각 다르기도 하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이다.

개인택시는 감차하고, 법인택시는 주 40시간 근무를 기본으로 한 교대제 활성화를 강력히 제기하는 것이 감차의 실체가 되어야 한다. 법인택시에 감차해야 할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불감증에 빠진 택시업체의 왜곡된 개혁일 것이다. 이것은 감차로 풀릴 문제는 아니다. 감차한다고 해서 수입금은 다소 늘어날지 모르지만 근로조건은 오히려 후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감차와 근로조건의 향상을 놓고 택시사업자가 선택을 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는데 무슨 감차비용을 지급하나?

개인택시도 마찬가지다. 감차할 생각이 있다면 자체 비용으로 해야 한다. 나랏돈을 넣을 이유가 없다. 신규사업 허가시 조합원으로부터 받는 돈, 또 지금 충전소 설치 등에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붓고 이익 창출을 하고 있다. 개인택시사업조합은 이미 하나의 권력과 권위를 갖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왠만한 중소기업체보다 낮다. 어떤 이들은 지역 개인택시 사업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사장보다 훨씬 좋은 자리라고 빗대어 말한다. 왜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그 막대한 운영자금을 개인택시 감차비용으로 하면 되지, 굳이 나랏돈=공돈이라는 생각으로 많은 감차비용을 요구해선 안된다.

이런 이유에서 감차를 하되 막대한 감차 비용을 쏟아선 안된다. 아울러 감차의 방식이나 방법은 법인과 개인택시가 달리 할 수 밖에 없다.

감차에 있어 시비거리를 줄이기 위해선, 시군별의 독자적인 감차가 아니라 광역단위에서 거시적 조정을 통해서 감차를 진행해야 한다. 줄이는 시군이 있는가 하면 줄임에도 불구하고 더 공급하는, 어리석은 자치단체의 장이 있기에 그러하다. 그러기에 광역단위에서 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의 시군의 인구분포나 이용률, 대중교통망 등을 고려할 때 충분히 그러하고도 남을 것이다. 지금의 분위기로 각 자치단체가 지 꼴리는 식으로 감차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죽도 밥도 안됨을 알아야 한다.

지금의 방식으로 잘못 하다간, 줄이는 데 공돈 쓰고 얼마 안가서 공급하는 우스운 꼴로 전락할 수 있다. 이는 과잉공급을 줄이는 바람직한 감차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돈을 지급하고 사는 방식의 감차는 효과적이고 빨리 할 수 있겠지만 다른 많은 문제들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신규면허 중단과 양도양수 금지 등을 동시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빵점짜리 감차가 된다. 양도양수 금지가 어렵다면 낮은 단계로서, 면허갱신제와 벌점 도입을 통해서 이를 억제하면 될 것이다.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생각부터 버리면 택시의 과잉공급은 해결된다.

근데 한가지 생각해 볼 것.

부자의 법인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등을 낮추어 준다고 법을 개정한다나? 그럼 당연히 곳간은 비고, 돈은 없을 터인데 돈 없는 정부가 무슨 돈으로, 재정이 부족한데 택시감차에 쓸 돈은 있나. 부자들에겐 감세를 해주고 남아 도는 택시는 돈을 주고 사겠다면 이게 올바른 정책인가.

서천 소가 웃을 일이다.

웃돈은 안되고 그냥 고철값 정도 주면 생각해보자. 감차를! 그 정도면 충분하다.

(왜? 배가 아프다. 내 중고차는 3백만원인데 저님들의 중고차는 몇천만원을 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