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으로 시작한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

22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택시와 플랫폼의 상생발전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식’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 (왼쪽부터) ,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헙회 회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연합회 회장, 전현희 택시-카풀 TF위원장,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권호욱 선임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중단 결정으로 첫발을 뗀 ‘택시·카풀 사회적대타협기구’가 22일 출범식을 열고 첫 회의를 시작했지만 해묵은 감정의 골을 넘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냈다. 택시업계는 국토교통부 내부 문건 논란을 언급하며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사과를 요구했고 여당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이날 원내대표 회의실에 모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택시업계 대표,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 등은 각자 입장을 되풀이하며 난항을 예고했다. 시작은 ‘택시업계 처우개선과 산업 혁신’을 강조하는 여당과 ‘카풀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택시업계의 갈등이었다. 

여당은 택시 산업 혁신과 기사 처우 개선을 내세웠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택시업계가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 있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며 “택시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또 택시 기사분들의 처우를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증 및 사납금 문제, 기사 월급제, 개인택시 감차 보상 등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 택시업계가 안정되게 일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했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도 “택시종사자 수익구조개선 안이 만들어져야하지만 현재 운행체계로는 안을 만들기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는 ‘중요한 건 카풀 문제’라고 맞받았다. 박복규 택시운송연합회장은 “카풀 문제로 갑자기 (기사의) 복지라던가, 기사들 월급 문제 등이 부각되는 것은 그간의 경험상 물타기 아닌가”라며 “카풀 문제를 먼저 해결한 다음에 (처우개선 문제는) 정부와 논의해서 해결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회장은 “가장 주된 것은 카풀 문제”라고 강조했다. 

‘국토부 문건’을 둘러싼 해묵은 감정도 여전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카풀이고 뭐고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사과의 말 없었음에 분개한다”며 “두 명이 돌아가셨는데 일언지하 말 한마디 없고 무슨 사회적대타협을 하자는거냐”라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반성의 기미라고 보여야지 해도 너무 한다”며 “김 장관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국토부에서 만든 관련 문건에서 정부가 택시업계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을 활용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져 정부는 택시업계의 극심한 반발을 샀다. 

이에 홍 원내대표는 “기가 막히네. 무슨 말을 그런 식으로 하고 있어”라고 맞받았지만 김 장관이 “강 위원장께서 화내는 것도 이해한다”며 말렸다. 강 위원장은 “말을 그렇게 해요? 너무 하신 거 아니에요?”라고 대꾸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수한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업계와 함께 혁신적 IT 플랫폼 기술이 병합된다면 택시업계와 모빌리티업계가 상생하는 업계를 만들 수 있을 걸로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낡은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