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택시 대란'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택시에 붙는 이른바 '따따블(4배) 요금'을 감수하고 호출해도 택시가 오지 않는다는 아우성이 나올 정도인데요. 특히 늦은 밤 서울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를 태워주는 택시를 잡기란 '하늘에 별 따기'가 됐습니다.
이에 서울시는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내년 2월부터는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고, 올해 12월부터는 심야 할증 시간을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4시까지 2시간 늘리겠다고 합니다.
기본요금 거리도 현재 2㎞에서 1.6㎞로 줄이고 심야 할증요율도 20%에서 최대 40%로 확대하는 방안도 조정 계획안에 담겼다고 합니다. 이런 요금 조정안은 단거리 승차 거부를 완화하고, 심야 승차난의 해결이 목적입니다.
일단 업계는 요금 인상이 수입 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환영하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시민들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고물가인 상황에서 택시비까지 더 비싸지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요금을 올리면 '심야 택시 대란' 해소에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관련 통계를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서울시가 공개한 주요교통통계에 따르면 연도별 택시 이용 건수는 지난 2015년(4억6502만3000건), 2016년(4억4196만9000건), 2017년(4억4083만1000건), 2018년(4억2328만2000건) 등 4년간 줄곧 4억 건을 훌쩍 웃돌았습니다.
그러다 2019년 2월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종전의 3000원에서 3800원으로 800원 올랐습니다. 그해 이용 건수는 3억7561만8000건으로 전년 대비 4800만 건 가까이 뚝 떨어진 바 있습니다. 요금을 조정한 데 따라 생활물가 부담이 늘어난 시민들 사이에서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코로나19 여파 등이 겹치며 연도별 이용 건수는 2020년 2억8605만8000건, 2021년 2억7404만3000건으로 더 줄었습니다. 올해는 지난 5월 거리두기 해제 전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상반기 이용 건수가 1억4062만8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다만 택시 1건당 평균 결제금액은 이미 1만원에 육박한 상황입니다. 기본요금은 오르고 기본거리가 짧아지면 평균 결제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기준 택시(개인·법인) 1건당 평균 결제 금액은 9536원이었습니다. 요일별로 보면 금요일(9754원), 목요일(9706원), 수요일(9653원), 화요일(9614원), 월요일(9411원), 토요일(9358원), 일요일(9084원) 순이었습니다.
택시의 일평균 운행 대수는 4만1211대인데요. 금요일(4만4683대)에 운행 대수가 가장 많고, 일요일(3만2414대)에 가장 적습니다. 2시간 단위로 나눠진 일평균 시간대별 영업 건수는 오전 8시~10시(8만1589건), 오후 8시~10시(8만168건)에만 8만 건을 넘길 만큼 집중돼 있었습니다.
요일별 평균 탑승시간은 평균 16.4분이며 금요일(17.2분), 목요일(17분), 화요일(16.9분), 수요일(16.8분), 월요일(16.2분), 토요일(15.9분), 일요일(14.3분) 순입니다. 확실히 평일 중에서도 다소 여유로운 금요일과 목요일에 결제 금액과 탑승시간이 가장 많고 깁니다.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2019년 2월 이후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던 점, 공급난이 심각한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면 이번 요금 인상 추진이 무리하다고만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인상 폭이 현실화되면 가뜩이나 고물가에 짓눌린 서울살이가 더 어려워지겠지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7%로 7월(6.3%)에 비해 낮아졌지만, 여전히 5% 후반대이고 물가 불안 요인도 남은 상황입니다. 택시요금 외에도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또 다른 요금까지 오르면 물가 안정은 더 어려워질 것입니다. 민생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새 정부의 어깨가 한층 무거워질 전망입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