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LPG값 또 뛰니 서민 한숨
널뛰던 LPG값 또 뛰니 서민 한숨
홍인표 선임기자
ㆍ국제시세 외에 유통구조도 문제… 더 오를 듯
30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는 개인택시 기사 장영호씨(68)는 요즘 LPG(액화석유가스) 충전소에 들를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지난해만 해도 한번 넣으면 3만원도 되지 않던 LPG 가격이 4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LPG 가격이 크게 올라 서민들의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산층에서 주로 쓰는 도시가스는 장기 계약으로 가격이 일정한 데 비해 LPG는 가격 등락 폭이 큰 게 문제다. 또 복잡한 유통단계도 가격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26일 한국석유공사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월 2주째 가정에서 연료용으로 쓰는 일반 프로판가스의 충전소 가격은 ㎏당 1446.43원, 판매소 가격은 2008.65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부탄의 충전소 가격은 ℓ당 1068.28원으로 2008년 12월 이후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LPG 값은 다음달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LPG 가격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매달 통보하는 국제가격과 환율로 결정된다. 아람코가 통보한 1월 계약가격은 프로판은 t당 935달러로 지난달보다 30달러 올랐다. 부탄은 920달러로 25달러 내렸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가격은 보합세가 예상되지만 국내 LPG 수입사들은 이전의 가격인상분을 이달에 제대로 반영치 못했다는 입장이어서 가격 인상요인이 숨어있다. LPG 수입사인 E1은 “연간 500억원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1월 한달 동안 손실만 3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액화천연가스(LNG)로 공급하는 도시가스 요금(주택용 난방)은 서울이 ㎥당 754.16원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올랐지만 LPG와 같은 급등세는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는 물가불안 때문에 상반기에는 도시가스료를 동결키로 했다.
한국도시가스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연동되는 만큼 LNG도 일정 부분 오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장기계약 도입분이 있어 가격이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LPG가 급등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 가격과 환율 요인 외에 복잡한 유통구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자동차용 부탄은 충전소를 이용하지만 가정용 프로판은 판매소라는 중간단계를 더 거치도록 돼 있다. 지식경제부도 LPG 유통구조 개선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프로판 가스의 경우 소형(5㎏ 이하) 가스통을 대형마트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하는 방안을 운영 중이다. 소비자들이 직접 구입하면 일정 부분 싸게 이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소형 가스통 판매를 위한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데다 4000여곳 판매업자들의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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