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 호출 서비스인 ‘우선호출’과 ‘즉시배차’를 도입하며 본격적인 수익화에 나선다. 출퇴근 시간대 택시 수요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 배차를 카풀 서비스와 연계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료 택시 호출에 ‘우선 호출’과 ‘즉시 배차’ 기능을 추가해 호출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료 호출 비용 최소 2000원 수준 

우선 호출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배차 성공 확률이 높은 택시를 먼저 호출하는 방식이고, 즉시 배차는 인근의 빈 택시를 즉시 배차해주는 기능이다. 두 방식 모두 배차가 이뤄지면 추가 비용이 자동 결제된다. 가격 구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우선 호출은 2000원 정도이고 즉시 배차는 그보다는 더 높은 비용을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 콜비(주간 1000원·심야 2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주환 대표는 “그간 빅데이터로 택시 수요를 예측해 기사들에게 미리 공지를 하고 단거리 운행을 많이 하는 기사에게 장거리 호출을 우선적으로 노출하는 정책을 시행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급할 때 사용자들에게 배차가 확실히 보장되는 옵션이 있었으면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유료 호출 도입의 배경을 설명했다. 

출퇴근과 심야 시간, 도심 지역에서 발생하는 택시 승차난의 근본 원인은 수요·공급의 격차에 있다. 실제 지난해 오전 8시~9시 한 시간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택시 호출 건수는 평균 23만건이었으나 여기에 응할 수 있는 출근 기사 수는 2만6000명에 불과해 8.9배의 격차를 보였다.

수요·공급의 격차만이 아니라 택시기사들의 장거리 승객 선호 현상도 해결해야 한다. 정주환 대표는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4㎞를 초과하는 장거리 운행을 주로 하는 택시기사와 12.8㎞ 이하 단거리 운행을 주로 하는 기사와의 연간 수입 격차가 12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승객을 골라 태우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택시 호출 기능 강화, 포인트 제도, 카풀 제도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포인트 제도는 운행 실적과 운행평가 등에 따라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이다. 일반 무료 호출도 포인트 산정 기준에 들어가도록 해 무료 콜 기피 현상을 막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포인트 지급으로 기사들의 호출 수락률을 높이면 플랫폼의 품질 향상과 그에 따른 양질의 수요증가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무료 호출 이용자 출퇴근 때 택시 잡기 더 어려울 수도 

그러나 유로 호출 모델이 도입될 경우 출퇴근 시간 때 무료 호출로 택시를 잡기는 더 어려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 때 무료 호출로 택시를 잡기는 어려워질 것이다”면서도 “꼭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100% 배차를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 시간대와 대중 교통이 끊긴 심야 시간대에 웃돈을 주고라도 택시를 타야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할 것이라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또한 출퇴근 시 택시 공급 부족을 카풀로 일부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 대표는 출퇴근 때 택시 배차 수요를 카풀로 넘기는 서비스를 늦어도 올해 3분기 중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카풀 업체 ‘럭시’를 252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정 대표는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효과적 이동의 대안을 만들고 이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해 나감과 동시에 택시 업계와 카풀 업계 간의 원활한 대화와 협력을 위한 장을 만드는 데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업무용 택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수익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 대상 고급택시·대리운전 등도 출시할 계획이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사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제공

해외 진출도 가시화해 올해 중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본 내 1위 사업자인 ‘재팬 택시’와의 협력해 양국 택시 호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재팬택시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이용자는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투자한 ‘이지식스코리아’를 통해 국내 이용자가 홍콩·대만·동남아 지역에 방문했을 때 현지 이동 수단을 연결해주는 사업도 올해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연구소 설립 추진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일시의 교통 정보를 미리 볼 수 있는 ‘미래운행정보’와 딥러닝 기반의 배차시스템도 강화한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오토노머스 모빌리티 랩’을 세워 관련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이 발달하면 카카오T를 자율주행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퇴근 후 가족과의 만남, 친구와의 약속 장소로의 이동, 좋아하는 사람과 떠나는 여행 등 다양한 생활의 순간을 연결하는 것이 이동의 본질”이라며 “연결·공유·다양성을 바탕으로 이용자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이동의 혁신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