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09/06/07

ㆍ조회: 3299

빛좋은 개살구.....'택시 기본요금 인상'

미터기 교체완료까지 혼선 불가피, 택시승객 크게 줄어 기사들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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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모(35)씨는 지난 1일 택시를 탔다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택시미터기에는 5100원이 찍혔는데, 택시기사가 5600원을 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그러나 택시면허 옆에 부착된 안내문을 읽고 나서야 어렴풋이 방송에서 들었던 택시요금 인상을 떠올리고 이내 500원을 더 냈지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박씨를 태웠던 택시기사 윤모(56)씨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박씨에게 왠지 요금을 부당하게 청구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서울과 인천시내 택시요금이 지난 1일부로 일제히 인상되면서 곳곳에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택시요금 인상 초기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당황스러운 감정까지 조절하기는 쉽지 않다. 이 같은 혼선은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홍보가 일반시민들에게 아직까지 제대로 전파되지 않았고, 택시미터기 수정작업이 일정기간 경과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경우 택시미터기 수정작업이 완료되는 이달 말일까지, 인천시는 수정작업이 마무리되는 이달 중순까지는 택시요금 인상에 따른 승객과 택시기사 간 불편한 관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승객은 ‘어리둥절’ = 택시요금 인상이 시행된 이달 들어 승객과 택시기사 간 언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들이 자세하게 설명을 하면 승객들은 대부분 이해를 하지만, 찝찝한 마음까지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회사원 한모(39)씨는 지난 1일 “아침 출근시간대에 집에서 전철역까지 택시를 이용하는데 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을 미처 접하지 못했다”며 “집에서 전철역까지는 기본요금만 나오기 때문에 2000원 남짓만 준비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

택시를 이용해 전철역에서 직장까지 이동하는 보험회사 직원 김모(26)씨는 “내릴 때가 돼서야 기사분께서 ‘요금이 인상됐으니 500원을 더 주셔야 한다’고 하더라”며 “요금이 인상됐으니 더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안 줘도 될 돈을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기분은 좋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언론이나 보도자료 등을 통해 택시요금 인상소식을 알리고 있지만, 일반시민들 모두에게까지 알리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서울시내 전체 택시에 대한 미터기 수정작업이 이달 말까지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6월까지는 시민들이 겪는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택시기사도 편치않아 = 택시요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인 택시기사들도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기본요금이 500원 인상되면서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승객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시계외 할증이 폐지되면서 수입의 증가는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설상가상 승객감소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울상을 짓기 직전이다. 일부 택시기사들은 2~3개월간의 승객감소 추세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자칫 택시승객을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 뺐기지는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한 법인택시의 이모(49)씨는 “택시요금이 인상되면서 손님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우리와 같은 법인택시의 경우 사납금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솔직히 택시요금 인상으로 인한 수입증가는 먼 나라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개인택시사업자들도 택시요금 인상을 마냥 반기는 것은 아니다. 승객은 줄고 시계외 할증도 폐지되면서 기본요금 위주의 영업을 펴야 하기 때문이다. 개인택시사업자인 장모(58)씨는 “택시요금이 인상돼 당장 돈을 많이 만지는 것 같아도 실제로 계산해보면 지난달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양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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