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09/07/20

ㆍ조회: 4026

긴급취재>언제까지 빈차로 돌아 다녀야 하나

요금인상 사납금인상, 택시가족들은 지금

긴급취재.."언제까지 빈차로 돌아 다녀야 하나"

오영진 택시희망NEWS

택시요금이 전국적으로 인상된 후 사납금이 대폭 인상되는 바람에 택시기사들이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사납금이 인상됐는데도 사업자들 역시 괴롭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개인택시기사들도 여전히 ‘못해먹겠다’ 고 아우성이다.

택시희망News가 택시요금과 사납금인상이 인상된 현재 서울과 부산 택시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서울택시, “짧은 거리 손님 다 떨어졌다” 하소

6월 1일 0시 서울과 인천택시 기본요금이 1900원에서 2400원으로 500원 올랐다.

서울은 2005년 6월 이후, 인천은 200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인천의 경우 기본요금 이후 100원씩 추가되는 요금 거리도 현행 159m에서 148m로 단축된 것. 법인 2만2794대, 개인 4만7214대 등 모두 7만여대가 운행되는 서울시의 경우 기본요금만 500원 인상됐지만 첫날부터 택시기사와 승객의 실랑이는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서울에서 2년째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전모기사(48세)는 “요금인상을 미처 모르고 승차한 택시승객들이 미터기를 보고 깜짝 놀라며 당했다는 표정을 짓는데 민망해서 혼났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며칠 지나니까 아예 손님들이 뚝 떨어지더라고요. 택시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 봐서는 승객이 그전 수준으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 고 말했다.

오후 7시경 서울 노원역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개인택시 김모기사(62세)는 “출퇴근 시간에는 집에서 지하철역으로 가는 손님들이 대다수 였잖아... 그런데 이제는 그런 짧은 손님이 뚝 떨어졌어!”라고 말하면서 “서울시는 왜 기본요금만 많이 올려 승객을 감소시키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며 서울시의 정책에 불만을 터뜨렸다.

성동지역 한 노조위원장은 “서울시가 택시요금인상 이후 강남지역에서 주, 정차 단속을 크게 강화하면서 자신의 회사 조합원 1인당 1건씩 단속 고지서를 들고 있는 형편” 이라고 말하고 “과거 서울시 택시요금인상 중 가장 적은 요금인상을 해놓고 택시기사들에게는 더 많은 돈을 서울시가 빼앗아 가고 있다” 고 항의했다.

강남에서 만난 개인택시기사 김모(54) 씨는 “어렵다고 바로 요금을 인상해버릴 게 아니라 LPG요금을 인하하든가 했으면 승객도 좋고 기사도 좋고 다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하면서 “택시기사들은 택시가 버스, 지하철과 함께 사실상 대중교통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S법인택시 회사를 운영하는 김모 대표이사는 “택시기사들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택시요금이 언제 다시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택시최저임금제가 법으로 시행되면서 해마다 임금을 올려야할 형편이다. 어려운건 사업자도 다를 게 없다” 주장했다.

부산택시 기사들, 승객 30%는 줄었을 것...

“낮에는 시내에서 승객을 만날 수가 없다” 토로

전국에서 가장 요금이 빨리 오른 부산지역의 택시도 불황과 요금인상의 여파로 승객이 감소하면서 택시기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부산역에서 만난 한 법인택시기사는 “승객이 감소하면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진을 치고 있지만 낮에는 승객을 정상적으로 태울 수가 없는 실정” 이라고 밝혔다.

다른 택시기사들도 시내를 돌아다녀도 승객을 태우기가 어려워 가스비용만 낭비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고 택시기사들은 입을 모았다.실제 김해여객터미널이나 장유 코아상가 건너편, 김해시 외동 한국 1차 아파트 인근 등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지역에는 승객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었다.

이날 김해 여객터미널 앞에서 몇 시간째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회사택시 김모기사(44)는 “몇시간 기다렸는데 곧 내 순번이다. 장거리손님이라도 타줘야 할텐데...,” 라고 말하며 “짧은거리 손님이 탈까봐 솔직히 불안하다” 고 심정을 털어놨다.

24시간 근무하고 하루 쉬는 ‘격일제’ 로 택시를 운행하는 그는 “사납금을 채우지 못해 손해를 보는 경우는 드물지만 그렇다고 가스 값과 밥값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수익도 없다” 며 “한달 평균 13일 가량 운전을 하지만 평균 수익은 하루 평균 3~4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장유 코아상가 인근에서 순번을 기다리던 개인택시 운전사 이모기사(55)는 “택시요금이 인상되고 나서 손님이 줄어 차량을 주차해 놓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며 “택시비가 2200원으로 인상된 후 이용객이 30%가량 감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의 근본적인 해결책, 정부가 지원책 내놔야

택시기사들, “몇 달 안에 택시 다 죽는다” 긴 한숨

서울과 부산 택시 가족중 택시요금 인상만으로 택시산업이 좋아질 것으로 믿었던 이는 사실 아무도 없다.

그러나 택시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보니 궁여지책으로 요금인상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고, 정부나 지자체들도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라 택시 요금인상 카드를 던져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요금이 인상됐지만 예상대로 택시는 지금도 여전히 거친 한숨을 내뿜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택시희망News 기자와 만난 서울의 한 법인택시 기사는 “사납금을 올렸는데 다들 그만 둔다고 하니 이러다가 택시회사 다 망하는 것 아닙니까?” 라고 말하며 기사들이 많이 떠나 회사 차고지가 매일 빈 택시로 넘쳐난다고 말했다.

정부와 각 시도 지자체들은 “택시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대책은 없다” 는 식으로 택시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 찾기가 쉽지 않음을 고백하고 있다.

특히 국토부의 경우 택시산업 자체가 택시가 타기 어려워 생긴 고질병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원콜 시스템’을 도입해 승객에게 택시 접근성을 강화하겠다고 나서 국토부가 아직도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국토부가 택시산업 활성화 대책을 통해 공급을 조절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두해 만에 바로 효과를 볼 수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자 최근 들어 경차택시, 원콜 시스템등 불분명한 정책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의 택시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재벌들에게 혜택이나 주고 마는 식의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택시산업에 실질적인 지원책을 정부가 내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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