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서울시 중구 서울광장에서 "택시생존권 사수결의대회"가 열린 가운데 전국에서 모인 택시 노동자들이 무더위 속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하영 기자
택시가 파업을 벌인 20일 전국 25만여대 택시 중 86%에 가까운 21만9,183대가 세(勢)를 과시하며 운행중단에 참여해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에 따라 운행 중단율을 50~60% 수준으로 내다보고 비상대책을 마련한 국토해양부의 '안일행정'에 비판이 쏟아졌다.
지역별 운행률은 이날 오후6시 현재 부산 지역이 67.8%로 가장 높았다. 서울ㆍ인천ㆍ경기는 각각 11.0%, 1.0%, 0.3%에 머물렀으며 대구ㆍ대전ㆍ울산(0%)처럼 택시 운행이 전면 중단된 곳도 있었다. 앞서 택시 업계는 최소 20만대의 택시가 운행을 멈출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날 22만대가량이 멈춰서면서 정부의 예측을 훨씬 뛰어넘는 대규모 운행중단 사태가 일어났다. 거리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개인택시만 간혹 눈에 띄었다. 국토부는 업계 추정을 과도한 주장으로 치부, 50~60%가량의 택시가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하고 시도별로 버스와 지하철을 30분~1시간씩 연장 운행하는 한편 운행 횟수를 늘리는 등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하지만 파업규모가 예측을 크게 웃돌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고 국토부는 교통 불편을 부추긴 셈이 됐다. 서울 강동구의 한 유통업체에서 근무하는 문창준(29)씨는 "오전8시께 5호선 답십리역에서 지하철을 탔다"며 "출근시간대이기는 하지만 평소보다 사람들이 훨씬 북적거려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처럼 촘촘한 지하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다른 도시 시민의 불편은 더욱 심했다. 운행률이 0%를 기록한 대구에서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김화정(28)씨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거리에 택시가 한 대도 보이지 않았다"며 "설마설마하며 10분 이상 기다리다 결국 차 키를 가지러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고 푸념했다.
그러나 국토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택시 업계의 참여율이 높기는 했지만 연장운행ㆍ증차 등 비상대책으로 교통불편을 최소화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한편 자가용 이용자들은 평소보다 한산한 출근길을 맞았다. 회사원 정모(30)씨는 "마포에서 과천까지 1시간은 족히 걸리는데 오늘은 40분도 채 안 돼 도착했다"고 말했다.
택시 업계 노사는 ▦LPG 가격 안정화 대책 마련 ▦택시를 대중교통 범주에 편입시키는 법제화 ▦요금 현실화 ▦감차 보상대책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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