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 명 서 ]

‘블랙리스트 규정’을 즉각 개정하라!!

헌법을 부정하는 『청주시 개인택시 운송사업 면허업무규정』의 개정을 촉구한다.

과거 독재시절 파업 참가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블랙리스트’가 횡횡했다.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83년말부터 대대적인 ‘블랙리스트 철폐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노동기본권과 민주주의를 억압했던 ‘블랙리스트’는 차츰 없어져 갔다.

이렇듯 군사독재의 잔재로 마땅히 사라져야 할 독소조항이 청주시훈령에는 버젓이 살아 있다. <청주시 개인택시운송사업 면허업무규정(이하 규정)>에 바로 그 독소조항이 또아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당 규정 제6조 4항의 내용이 그것이다. 4항에는 <노사분규 등으로 인한 직장폐쇄 기간은 근속년수에 가산하되 운전경력에는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항은 파업에 참가한 택시노동자의 권리를 심각히 침해하고 불이익을 주는 ‘블랙리스트 양산 조항’이자 독소조항이다.

직장폐쇄를 이유로 운전경력에 제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자 ‘헌법정신’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헌법은 ‘단체행동권’인 파업행위를 노동자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다. 사용자는 노동자의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의 대항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용자가 대항권인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하더라도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기본권인 단체행동권(파업권)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직장폐쇄와는 별개로 노동자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한 이를 빌미로 일체의 ‘불이익’을 주는 것은 헌법정신을 침해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조항이 근본적으로 헌법의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을 제약하는 독소조항이라는 점에 있다. 개인택시 운전면허를 바라는 노동자들의 움츠려들게 만들어 파업참여율을 줄여 노동기본권이 제약당한다. 또한, 파업 참가 이후에는 ‘직장폐쇄’ 기간동안 운전경력이 산입되지 않는 불이익의 멍에를 짊어져야 한다. 기본권을 누렸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조항은 사용자의 이해만을 대변해 노동자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조항이다.

청주시는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규정>을 개정해야 할 판이다. 이 참에 ‘블랙리스트 규정’으로 택시노동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독소조항을 전면 개정하라. 이 <규정>은 대법원 판결이 아닌 최상위법인 헌법을 위배한 것이다. 때문에 조항의 개정이 마땅하다. 기왕에 <규정> 개정에 나서는 김에 이 조항도 함께 개정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조항 존치로 인한 헌법위반 논란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행정력 손실을 최소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조항을 존치시키려거든 ‘헌법 개정 운동’에 나서길 바란다. 단체행동권을 삭제하라고 말이다. 그것만이 헌법정신을 전면부정하는 청주시 훈령이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일 것이다. 상위법을 위배한 조항을 존치시킬 유일한 길이‘헌법 개정 운동’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최상위법인 헌법에 근거에 청주시의 훈령을 개정하는 것이 올바른 일일 것이다.

민주노총은 청주시청이 ‘헌법’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즉각 해당 조항을 개정하기 바란다. 헌법정신을 실천하였다고, 노동자의 기본권을 향유하였다고 불이익을 받는 사회는 반민주 독재사회에 불과하다. 노동자의 기본권을 부정하는 <규정>을 즉각 개정하기 바란다. 이 조항으로 인해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400여명에 달하는 택시노동자들의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바란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민주주의와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한 ‘블랙리스트 철폐운동’에 직면할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2009년 6월 17일

민주노총 민주택시 충북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