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택시기사 ‘살인사건’ 왜 일어나나?

청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면서 살인을 한 사건이 일어났다. 연일 신문지상을 오르내리면서 불안감을 조장하고, 역시 택시는 어쩔 수 없어, 또 택시가 말썽을 일으켰다는 식으로 보도된다. 예전의 온보현 사건(1994년), 홍대앞 사건(2007년)이 떠오르게 하면서, 범죄집단으로 부당한 취급을 당하고 있어 씁쓸레하다. ‘택시기사가 동네북이냐’는 식의 보도, 택시업계 우울하다는 내용은 더 짜증나게 한다. 택시업계가 왜 우울한지? 지들이 이런 범죄행각을 부추기는 주범인데 우울해?

그러니, 제대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왜 오늘날 택시와 택시기사가 이런 손가락질을 받게 되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야 하는지. 양심적이고 묵묵히 일하는 택시기사들은 떨떠름하기만 하다. 택시기사는 흉악범이 아니다, 사고뭉치가 아니다라고 큰 소리로 외쳐야 한다.

관리소홀....아래에 열거한 것만 해도, 이번 사건은 미리 예방할 수 있었을 것. 그러나 택시회사에서 이를 제대로 하는 곳은 없다.

구분	안전준수사항
운전자관리	• 휴게시설의 확보 의무에 관한 사항 • 질병, 피로, 음주 등 운전자 승무금지 의무 • 교대운전자의 배치 의무 • 승무원 복무규정 제정 의무
운행관리	• 운행관리규정의 제정 의무 • 운행전 운전자 대면 점호실시 의무 • 승무기록 의무 • 운행기록계의 기록 및 활용의무 • 속도제한장치 부착 운행 의무 • 운전기준도의 작성 및 운전자 지도 의무

손쉬운 진단같지만, 1차제와 도급택시(지입택시)를 근절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임금을 주지 않고, 4대 보험조차 넣지 않고 일하는 ‘1차제 기사’들이 무한대로 확산되고 있는데 어째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겠나. 위의 운전자 관리와 운행관리가 규제책처럼 보이지만 택시회사를 이를 제대로 이행하는 곳은 없다. ‘1차제 기사’들은 부제날(차량이 쉬는 날)에도 택시를 회사에 넣지 않고 주택가나 범죄에 노출되기 쉬운 곳에 무작정 불법 주정차를 한다. 법에 차고지 밖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지만 ‘1차제’는 회사의 묵인아래 불법을 저지른다. ‘1차제’ 확산이 바로 청주 사건의 원인이다.

교대운전 의무화와 차고지 내 교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회사의 철저한 관리감독이 소홀되는 지점에서 범죄가 일어난다. 마구잡이 채용과 허술한 관리 등 모든 결과은 ‘1차제’다. 이 근본원인을 해결하지 못하면 안된다. 지금 자자체마다 앞 다투어 추진중인 ‘브랜드 택시’ 이것도 얼마 못가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아무리 브랜드 택시를 하더라도 관리소홀이 있고, 1차제가 확산일로인 점에서, 이같은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1차제 근절이 대안이다.

둘째로, 장시간 노동을 없애야 한다. 1차제와 장시간 노동은 비슷한 맥락에서 움직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셋째로, 낮은 임금(저임금)이다. 이는 사납금제와 연결된다. 또한 택시회사의 불법경영과도 관련이 있다.

이를 문제를 총체적으로 짚어야만 청주 사건이 올바르게 규명된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기사 개개인의 문제로, 사적인 범죄행각으로 봐선 안된다. 택시회사와 이 사회의 공모,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이 관련된 ‘사회적’ 사건이다. 불법, 탈법경영을 일삼는 택시회사가 주범이다.

청주에서 일어났지만, 전액관리제가 제대로 정착되지, 이를 위반한 회사에 대해 처분이 있었더라면 이번 사건, 아니, 온보현이나 홍대앞 사건 등은 없을 것. 자치단체의 장은 공급위주의 택시정책에 파산을 가하고, 전액관리제 위반업체를 단속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이번 사건을 '사회적 사건'이라고 본다. 우리 모두가 공범인 이유다. 전액관리제와 교대제가 활성화된다면 이 같은 '사회적 범죄행위'는 조금씩 사라질 것이다.
 
 

끝으로, 피해자와 유가족께 머리숙여 사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