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전후에 반드시 택시를 타야 한다면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홍대 입구 주변은 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택시 승객이 워낙 몰리는 데다 택시기사들의 승차거부도 많기 때문이다. 강남역 사거리도 유사하다.

　6일 서울시가 발표한 ‘서울시민 택시 이용 특성’에 따르면 홍대입구·강남역 사거리·종로에서 택시 승차거부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법인택시의 1년간 운행 기록과 카드결제 기록 등 326만여 개의 데이터를 토대로 택시 이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택시 승하차가 집중된 곳은 업무지구나 상업·유흥업소가 밀집된 지역이었다. 서울에서 평일 기준으로 택시 이용이 가장 많은 지역은 역삼1동이었다. 하루 평균 6000여 대의 택시 승하차가 이뤄졌다. 여의도가 5500여 건으로 2위였고, 이어 종로(5000여 건)·청담동(4900여 건)·압구정동(4800여 건) 순이었다. 반면에 주말(토요일·일요일)에는 홍대 앞 상권이 모여 있는 서교동(6100건)이 가장 높았다.

　택시 이용이 가장 급증하는 시간대는 0시30분과 오전 8시30분이었다. 이 시간대에 택시를 이용하는 건수는 2만5000건이었다. 하지만 자정 무렵에 택시 운행 대수는 오히려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내 운행 택시 4만9000대 가운데 자정 무렵에는 9000대가량이 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택시 잡기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서울시 민수홍 택시정책팀장은 “자정 무렵에 운행을 하지 않는 9000대는 대부분 개인택시”라며 “운전기사들의 나이가 대체로 많기 때문에 이 시간대까지 운행하기는 무리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자정 무렵에 술에 취한 승객이 많은 것도 운행을 꺼리는 한 이유다.

　한 번 승차한 시민이 택시를 타고 가는 평균 거리는 5.4㎞, 요금은 6000원이었다. 5.4㎞는 광화문에서 출발해 이태원을 가는 거리에 해당한다. 택시를 주로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활용하는 셈이다.

　콜택시는 평균 이용 거리가 11.6㎞로 일반 택시보다 두 배가량 길었다. 콜택시의 하차 지역은 평촌·중동·분당 순으로 많았다. 택시요금 지불은 카드(52%)가 현금(48%)보다 조금 많았다. 택시를 이용하는 목적은 귀가(47.5%), 출근(15.8%) 순이었다. 또 일주일 중 택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날은 금요일(41만8000건)이었고, 일요일(27만 건)이 가장 적었다.

　민 팀장은 “일요일엔 출퇴근 인구도 적고 주로 집에서 쉬는 시민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월별 택시 이용 건수로는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집중돼 있는 연말(11~12월)이 하루 평균 29만8000건으로 최다였다. 가장 적은 달은 연초(1~2월)와 휴가(8월) 기간으로 24만 건을 밑돌았다.

　택시 한 대의 하루 평균 주행거리는 434㎞였다. 이 중 41%에 해당하는 176㎞는 빈 택시로 운행했다. 서울시 백호 교통정책관은 “분석 결과를 택시 종사자 처우 개선과 업계 경영 지원, 승차 거부 근절 대책을 세우는 데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