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개발연구원의 자료에 의하면 택시 탑승 방법에 지나가는 택시가 66.7%, 대기택시 26.9%, 콜택시 3.8%, 기타 2.6%라고 한다. 거의 절반 이상의 택시가 빈 차로 승객을 태우기 위해 배회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손님 없이 배회하고 있는 택시의 20%만 줄여도 연간 5600억원 이상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으며, 연 23조원 드는 교통혼잡비용도 상당히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여기다 온난화와 대기오염 및 간접비용까지 더하면 '배회택시'의 감소로 얻어지는 효과는 실로 엄청날 것이다. 이처럼 길바닥에 돈을 쏟아 버리고 있는 배회택시를 줄이려면 이들을 '대기택시'와 '호출택시'로 바꾸는 방법밖에 없다. 독일은 이러한 사회적 비용의 감소를 위해 통신 인프라가 부족했던 시절부터 오로지 호출에 의해서만 택시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통신 기술을 가진 우리나라가 못 할 이유가 없다. 만약 전 택시의 콜택시화가 힘들다면, 대기택시로 전환하는 시스템은 반드시 필요하다.

얼마 전 부산시는 배회택시를 대기택시로 전환하기 위해 택시 전용 대기장인 택시베이(Taxi Bay)를 설치했다. 택시베이는 기존의 택시 승강장과 달리 도로 한쪽에 별도 차로를 확보, 택시가 정차해 승객을 기다리더라도 다른 차량 소통에 지장을 주지 않는 택시 전용 대기장을 말한다. 항상 택시가 대기하고 있는 곳이 있다면 시민들도 버스정류장을 찾듯 필요할 때 도로 곳곳에 있는 택시 대기장에 가서 언제든 편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포화 상태와 높은 유류비로 인해 택시업계는 더 이상 생존하기 힘들다. 호출택시와 대기택시로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