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들 "대박이다 국정원 것이다" 그러나...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7/24 [19:24]  최종편집: ⓒ 자주민보

24일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지난 18대 대선은 많은 국민들에게 슬픔과 노여움을 자아내고 있다”며 “국정원이 대선에 조직적,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되었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은 황교안 법무부장관에게 “조직 폭력배 수괴가 범죄를 지시했다면 행동대장도 기소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왜 원세훈 원장만 기소하고 다른 직원들은 불기소 했는지”에 대해서도 따져 물었다.

이 날 정 의원은 2012년 대선을 5일 앞둔 12월 14일부터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짚어가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정 의원은 “대선은 16일날 결판났다”며 “검찰 공소장에도 나와있듯이 경찰은 허위수사 발표로 대선에 악영향을 주려했으며, 김용판 전 청장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주장대로 사건들을 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 2012. 12. 14 대선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발표

-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 역전, 주요 언론에서 초박빙 조사 결과 발표

▶ 2012. 12. 14 오전 8시30분 박근혜 후보 긴급기자회견

- “민주당은 구태정치를 멈춰라”, “국정원 사건이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라” 주장

▶ 2012. 12. 14 새누리당 대책회의, 경찰청에 압력

▶ 2012. 12. 14 저녁 8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 발견

- 디지털증거분석실 폐쇄회로 TV에 찍힌 것을 보면 분석관들이 “대박, 노다지를 발견했다.”, “이 사이트, 이 사이트는 주로 국정원 것이고.”, “안되죠. 이것이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거죠” 등의 대화를 나눔.

▶ 2012. 12. 14 당황한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이 부산 유세에서 무단으로 기밀 유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낭독 “노무현 대통령 NLL 포기”주장

▶ 2012. 12. 15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수사부장, 수사과장, 수사2계장을 불러서 분석결과를 수서경찰서로 보내지 말 것을 지시, 결국 댓글 흔적 삭제됨.

- 수서경찰서 권은희 과장이 분석결과를 계속 달라고 요구했으나 서울경찰청은 이를 거부하고 결국 대선이 끝난 후에 줌.

▶ 2012. 12. 16 오후, 김무성 총괄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중으로 수사 결과발표가 있을 것 같다”고 발언

▶ 2012. 12. 16 3차 TV토론에서 문재인 후보 압승

▶ 2012. 12. 16 저녁 10시40분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 “오늘 중으로 경찰 수사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발언

▶ 2012. 12. 16 밤 11시, 경찰 “국정원 댓글 흔적이 없다” 발표

정청래의원의 질의문은 다음과 같다

정청래 의원(이하 정) :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지난 18대 대선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많은 국민들에게 슬픔과 노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개월 전으로 타임머신타고 한번 가보겠습니다. 작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5일 전, 12월 14일 매우 중요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집니다.

그날은 13일까지 여론조사 결과가 마지막으로 언론에 공표된 날입니다. 한국일보를 비롯해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이기고 있다는 첫 번째 여론조사가 발표되었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도 영점 몇 퍼센트 차이로 초박빙으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그런 보도가 쏟아져 나온 그런 날입니다.

새누리당은 많이 당황했을 겁니다.

오전 8시 30분 박근혜 후보는 긴급기자회견을 열어서 “민주당은 구태정치를 멈춰라.”, “국정원 사건이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지면 문재인 후보가 책임져라”며 이미지 덮어씌우기를 진행했습니다.

새누리당은 곧바로 대책회의를 열고 경찰청을 방문해서 국정원 사건을 엄중하게 수사하라는 이유로 압력을 넣었습니다.

서울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에서는 역삼동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노트북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 흔적을 12월 14일 밤 8시에 발견합니다.

이것은 제가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검찰 공소장에 분명히 기록되어있는 증거자료입니다.

이 증거자료를 보면, 분석관들은 “대박, 노다지를 발견했다.”, “이 사이트, 이 사이트는 주로 국정원 것이고.”, “안되죠. 이것이 나갔다가는 국정원 큰일나는거죠.” 라고 조사 분석관들이 대화하는 장면이 폐쇄회로 TV에 찍힌 것을 검찰이 증거자료로 확보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무척 당황했을 것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선을 질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래서 급기야 그 날, 부산 유세에서 박근혜 선대위 최고 실세였던 김무성 총괄 본부장이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무단으로 기밀을 유출해서 읽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NLL 포기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보좌한 문재인 비서실장이 대선 후보이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 후보가 되면 되겠는가”하고 흐느끼면서 읽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5일, 서울경찰청 김용판 청장은 수사부장, 수사과장, 수사 2계장을 불러서 이것이 밖으로 나가면 큰일나니까 절대로 이것을 수서경찰서로 보내지 말라, 그것은 컴퓨터로 보고하지 말라, 컴퓨터로 보고하면 흔적이 남아서 검찰수사를 받을지 모르니 손으로 써서 보고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댓글흔적은 삭제됩니다.

그리고 수서경찰서에는 발견된 닉네임 40개를 보내지 않습니다. 수서경찰서 권은희 과장은 계속 달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대선 끝난 후 줬습니다.

그 리고 12월 16일 새누리당이 경찰 수사발표 내용을 알았는지 김무성 총괄본부장이 점심에 기자들에게 오늘 중으로 수사 결과발표가 있을 것 같다는 뉘앙스로 말합니다. 그리고 3차 TV토론이 벌어집니다. 3차 TV토론은 문재인 후보가 압승했습니다.

TV토론 평가 토론회에서 새누리당 박선규 대변인은 10시 40분 오늘이 한 시간 20분 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서 오늘 중으로 경찰 수사 발표가 있을거라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20분 후 11시. 경찰 창설이례 최초로, 처음으로 일요일 밤 11시에 국정원 댓글 흔적 없다고 발표합니다. 이것을 검찰 공소장에는 허위수사 발표를 함으로써 대선에 악영향을 주려 했기 때문에 김용판 전 청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다고 말했습니다.

장관, 12월 16일 검찰 공소장에 있는 대로 댓글 흔적이 있었고, 국정원이 대선에 조직적 불법적으로 개입했다고 만약에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면 대선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까요? 답변하십시오.

황교안 법무부장관 : 전제로 하신 질문에 대해서 제가 답변하기는 어렵습니다.

정 :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곳곳에 다니면서 국정원 여직원이 무죄라고 주장합니다. 장관, 조직 폭력배 수괴가 범죄를 지시했다면 행동대장도 기소되어야 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검찰에서는 그렇게 수사합니까? 원세훈 원장만 기소하고 다른 직원들은 왜 불기소 했습니까?

황 : 검찰에서 여러 가지 정상관계, 범행 동기, 내부조직특성 이런 것을 감안해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