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지법 제5형사부(부장판사 정창호)는 14일 회사 측 요구를 묵인 또는 수용하는 조건으로 뒷돈을 챙긴 혐의(배임수재) 등으로 기소된 H택시 노조위원장 겸 전국운수노조 간부 김모씨(46)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노조위원장은 조합원 복리를 위해 회사 경영을 공정 감시할 임무가 있음에도 '일당제 택시'를 묵인하고, 택시 매각에 대한 노조 동의서에 임의로 날인하는 등 사측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뒤 금품을 챙겨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일당제 묵인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택시 매각의 경우 회사 자금난 타개책이었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으나, 김씨가 뒷돈 수천만 원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동의서에 단독 날인한 점 등에 비춰볼 때 부정한 청탁에 따른 배임수재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7년 10월 H택시 88대 가운데 20여 대를 일당제로 운행하는 것을 눈감아주고 회사자금난 해소를 위해 15대를 매각할 수 있도록 노조동의서를 작성해준 대가로 H택시 대표로부터 현금 2000만원과 사례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또 자신의 이 같은 비리를 수사당국에 고발한데 앙심을 품고 2008년 12월 노조원 100여 명이 모인 앞에서 고발자로 지목된 W교통 노조원 장모씨(50)를 횡령범으로 몰아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1심에서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자 곧바로 항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