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노조의 실태와 조건

노동조합을 비롯한 제 세력은 분열되어 있다. 민주노총 소속, 한국노총 소속, 상급단체가 없는 단위노조, 노조가 없는 곳도 많다. 지역별 노조가 있긴 하나, 시대적 추이와 산별노조으로 전화하는 과정에서 거의 대부분 사라진지 오래다.

노조의 분열 또는 노동진영의 세분화는 사업자가 하기에 따라서 유불 리가 있을 수 있다. 그만큼 경우의 수가 많다는 것.

택시노조는 몇가지 특성이 있다.

영세하다 보니, 노조전임자는 단위대표자 1명으로 활동력이 매우 제한적이다. 나머지는 월 3일 정도의 반전임 및 비전임 노조간부들이 대부분이다. 체계적인 활동이 뒷받침될 수 없는 구조다. 아울러 노조전임자에 대한 회사의 임금지급이 타 업종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임금 이외의 조합원으로부터 생계보조비-지원비- 명목으로 상당한 지원을 받는 구조이다. 이는 노조 밖의 대외적 활동을 매우 제약할 뿐만아니라 위원장을 교통사고처리나 기타 비노조적 부분에 얽매이게 한다.

일부의 경우지만, 노조는 콜비(호출)를 직접 조합원으로부터 수령하여 호출센터(기지국 운영 및 직원의 임금)를 경영한다. 조합원은 회사에 사납금을 내는 한편 상당 부분 호출비용을 지출하므로서 회사에 내는 사납금 뿐만 아니라 노조에도 조합비 이외의 회출비용을 내는 것. 호출센터를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노조에서 운영하는 경우로 노조위원장은 호출센터 운영의 책임자가 되며 종종 호출센터 운영에 따른 비용의 수입과 지출 등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또, 오랜 근속자는 개인택시로 유출되므로, 숙련된(?) 노조 간부의 부족과 개인택시만 기다리는 무능하면서도 장기 집권을 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이런 것들이 노조의 대한 무관심과 조합원의 단결을 가로막는 하나의 요인이나 해결대책은 별로 없어 보인다. 회사택시노동자(또는 노조)에 있어 개인택시는 계륵이나 마찬가지다. 개인택시는 하나의 신분상승처럼, 장기근속자에 대한 보상적 성격-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이라고 느끼게 한다. 무사고운전 및 실재운전경력, 그리고 동일회사 근속규정에 얽매여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내일 모레, 곧 개인택시 나가야 하는데 무슨 파업을 하고 어떻게 회사에 저항을 한다는 말인가?

이로 인해, 예전보다 민주/어용의 대립구도는 매우 희석화된 상태이며 조합원들의 노조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단결력이 결여된 상태로 보면 된다. 노조활동의 기본원리인 자주성, 민주성, 연대성, 변혁지향성, 전투성 등이 하향평준화된 것. 현장내 정파대립은 찾아볼 수 없고 그저 니편 내편, 아타의 구분이 불명확하다.

많이 사라지긴 했지만 여전한 것은 신분이동(상승)이다. 택시노조 간부로 있으면서 개인택시로 이동하는 것-앞서 밝힘-과 택시회사의 관리직으로 신분상승하는 것. 심심챦게 눈에 띈다. 이것이 민주노조운동의 성장이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고 개인의 출세와 자수성가라고 간단히 치부하기엔 뭔가 허전한 구석이 있다.

이러한 관계는 택시노조 내 부정비리, 택시자본과의 관계에 있어 '비타협성'을 약화시키면서 민주노조의 전진과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최근, 모 정책연구소는 택시산업분야의 노조민주화 실태보고서를 만들었는데 이에 택시노조의 조직은 △조직운영체계의 문제점, △비리의 구조화, △정부와 사측의 담합 등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그만큼 비리와 담합이 만성화되어 있고 구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 그렇다면 이러한 만성적 비리와 부패, 담합구조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되는지? 이것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