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를 살려 내라."

"대중교통법 재의결하라."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 거리가 5천여명의 택시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올해 1월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넘어온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대중교통법) 개정안 재의결을 촉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택시노동자들은 정부가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제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9개월여 만에 다시 거리로 나왔다.

이날 전국택시노조연맹(위원장 문진국)과 민주택시노조연맹(위원장 구수영)은 공동으로 '대중교통법 재의결 촉구 조합원 비상총회'를 열었다. 이갑윤 전택노련 상임부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실효성 없는 택시발전법만 들먹이면서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고, 국토교통부는 택시노동자들을 위해 큰일을 하는 것처럼 포장해 국민을 속이고 있다"며 "당장 정기국회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도저도 아닌 법으로 뭘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상임부위원장은 "오죽 답답하면 택시를 몰아야 할 노동자들이 이 자리에 나왔겠냐"며 "대중교통법 재의결만이 택시노동자를 살리고, 택시산업을 바꿀 수 있다"고 호소했다.

구수영 민주택시연맹 위원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공약한 택시 대중교통 포함 법안을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했는데도 거부했고, 택시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를 기만하고 우습게 보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택시노동자에게 쥐꼬리만큼 지급되는 유가보조금을 떼어내서 감차비용으로 쓰겠다고 하는데 택시노동자의 목을 죄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구 위원장은 "정치시즌마다 공약 따로 집행 따로 하는 정권을 규탄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택시정책 기조를 바꾸기 위해 두 연맹이 힘을 합쳐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집회 참가자들은 여의도 국회 인근까지 거리행진을 계획했으나 갑작스런 비로 취소했다. 대신 구 위원장과 이 상임부위원장이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 주최 '택시관련법 공청회'에 참석해 택시노동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투 / 쟁 / 결 / 의 / 문 /

  30만 택시종사자들과 100만 택시가족은 더 이상 물러설 곳 없이 벼랑 끝에 내몰린 택시를 살려내라며 한목소리로 택시 대중교통법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로 무산시키더니 또다시 택시노동자들을 기만하고 있다.

  정부는 소위 ‘택시발전법안’을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하고 ‘택시발전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며 부산을 떨고 있지만, 오로지 택시 대중교통법을 무산시키려는 목적으로 정작 택시노동자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일방통행식으로 강행하고 있다. 택시 4개 단체의 공조를 와해시키려는 책동에만 혈안이 되어 정부는 택시발전법안을 변질된 누더기로 전락시켰다. 이미 다른 법에서 시행 중이거나 임의규정으로 가득찬 택시발전법안으로는 택시산업의 발전이나 택시가족의 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 30만 택시종사자와 100만 택시가족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택시발전법안과 종합대책안은 진정성이 없고, 실효성도 없기에 단호히 반대한다.

  박근혜대통령과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택시 대중교통법을 본회의에 상정하여 의결해야 한다. 대선 당시 공약했던 것처럼 진정으로 택시발전을 원한다면 지금이라도 택시 대중교통법안을 수용하고 사납금제 하에서 장시시간 노동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택시노동자의 처우개선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일방통행식으로 밀어 붙이면서 마치 택시노동자들을 위하는 것처럼 포장하여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자율감차 운운하며 감차재원에 유가보조금을 투입하겠다 들먹이고, 운송비 부담 금지를 유예하려고 수작을 꾸미거나, 택시연료 다변화 요구를  왜곡하고 택시종사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정책은 즉각 철회하고 백지화해야 한다. 

  이에 우리 양대 택시노조연맹은 정부가 택시 대중교통법안의 국회 본회의 상정을 방해하지 말고 국회에 맡길 것을 촉구한다. 택시노동자의 처우개선에 대한 진정성으로 실효성있는 택시발전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즉각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양대 연맹은 우리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시 이제는 끝장낸다는 각오로 택시단체의  공조를 강화하고 전국의 택시를 총동원하여 운행중단 및 차량시위까지 불사하며 강력히 투쟁할 것이다. 이에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 우리의 결의 -

1. 우리는 택시 대중교통법의 국회 본회의 상정 및 재의결이 실현될 때까지 택시 4개 단체와 공조하여 총력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

1. 우리는 택시노동자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에 반하는 택시발전법안과 택시종합대책안은 전면 거부하고 폐기시키는 투쟁에 떨쳐 나설 것을 결의한다 !!

1. 우리는 정부의 기만적인 자율감차, 유가보조금 감차재원 투입 등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택시종사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기만적 대책을 폐기시키고 총력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

1. 우리는 택시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친절하고 안전한 택시를 실현하기 위하여 정부의 실효성있는 대책을 촉구하며, 국민여러분과 함께 자구적인 노력으로 헌신할 것을 결의한다 !!

1. 우리는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 양대연맹과 택시단체가 공조하여 택시운행 중단 및 차량시위 등 모든 투쟁수단을 총동원하여 끝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을 결의한다.

2013년 11월 26일

대중교통법 재의결 촉구 전국택시노동자 결의대회 참석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