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 동두천 드림택시 해고노동자들은 28일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 교역처(AAFES,조달청 격)는 동두천 택시 노동자 40여 명에 대한 집단해고를 취소·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드림택시는 동두천 미 2사단 영내에서 군관계자들만을 상대로 택시영업을 하는 사람들로 총 71명 중 50여명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다.

지난 상반기 의정부 미2사단 부대 내에서 택시운전을 하던 드림택시(구,아리랑 택시) 소속 택시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회사측과 단체협약을 맺으려 했다. 하지만 드림택시 측은 교섭을 불성실하게 임했다. 이에 드림택시 노동자들은 ‘성실교섭, 미군 측 대한민국 노동법 준수, 택시 안전’ 등을 요구하며 사전에 경찰에 집회신고를 내고, 지난 8월 28일 미2사단 캠프 케이시 앞에서 2시간 동안 평화시위를 개최했다.

하지만 주한미군 교역처는 ‘노조원들이 미군을 볼모로 잡고 집회를 한다’는 이유로 노조원 40여 명의 부대 출입을 제한했다. 이 조치에 이어 드림택시도 지난 3일 “택시기사들의 미군 영내 출입을 막겠다”며 해고 통보했다. 드림택시는 이어 즉각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4대보험 상실신고서를 해당 기관에 발송했다.

드림택시 안희철 노동조합위원장은 “우리가 반미구호를 외친 것도 아니고, 합법적인 시위를 개최했는데, 시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해고는 너무하다. 가족들의 생계는 어떻게 해야하느냐”고 토로했다.

정당·단체들은 “합법적인 시위를 이유로 해고라니, 주한미군기지 앞이 성역이라도 되느냐”고 물으며, “해고는 주한미군 측의 명백한 기본권침해와 사측의 부당 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정당·단체들은 이어 이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와 윌터 샤프 주한 미군사령관에게 미군교역처의 잘못을 직접 시정할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정희성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에게 해고는 살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면에서 주한미군은 40명에 대한 살인행위를 한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결코 8년 전 미선이·효순이 사건에 비해 가벼운 사건이 아니다”라며 “주한미군은 한국민들의 반미 감정을 건드리지 말고, 즉각 노동자들을 원직복직 시키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도 “이명박 정부가 국격을 운운하는데, 우리 국민의 자존심이 송두리째 무너진 이번 일을 해결하지 못하고, 무슨 국격을 운운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들은 또 “부당 해고 철회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노동기본권을 확대하는 운동을 주한미군을 규탄하고 미국을 반대하는 제2 미선이·효순이 투쟁으로 확대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