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택시는 요금이 오른 후, 평균 1일 10,000원~15,000원의 사납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역이나 회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운수종사자의 입장에선 매우 높은 사납금으로 여간 큰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자가용의 증가, 대리운전 이용, 금융위기 이후 줄여든 씀씀이로 인한 승객 감소와 수입금 저하가 눈에 띠게 늘어난 상태다. 따라서 사납금 인상을 포함하여 하루 130,000원을 회사에 넣는다는 것은 매우 부담스럽고 고통 그 자체다.

택시회사의 사납금제, 말은 말이 들어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회사택시에 종사하는 운전자가 하루 운행을 통하여 170,000원을 벌었다고 가정하면, 위에서 말한 사납금 130,000원을 회사에 넣고 나머지 40,000원은 개인수입금으로 택시기사의 임금이 된다. 만약에 택시기사가 하루 일해서 번 돈이 130,000원에 못 미치면 자신의 돈으로 넣어야 한다. 이런 형태를 통틀어서 '사납금제'라고 한다.

++지역 회사택시의 경우, 한 달에 13일 근무한다. 하루 일하고 다음날 쉬는 격일제로, 지금은 한 달에 25일 이상 일을 하는 1차제(한사람이 계속 연속해서 일을 함)로 변하고 있다. 격일제의 경우 130,000원을 넣고 1차제의 경우 하루 사납금은 60,000원이다. 격일제 기준으로 하면 한 달에 약 1,690,000원을 무조건 사납금으로 넣어야 한다. 뼈 빠지게 일해서 사납금을 넣고 그 나머지의 돈으로 먹고 산다고 생각해보라. 도대체 한 달에 얼마를 벌여야 하나? 월 3백만원을 수입으로 할 때 사납금을 넣고 남은 1,310,000원이 자신의 임금(월급)이 된다.

까짓거, 하루 종일 일해서 정해진 사납금을 못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하루든 한달이든지 이 사납금을 하기엔 그리 쉽지 않다. 요금이 올랐다 하더라도 여러 가지 환경(자가용 증가, 대리운전과 대중교통 이용, 지출 축소 등)에 따라 택시이용 승객이 줄어든 탓이다.

이처럼 택시 사납금제는 사업장의 입장에서 보면 돈 놓고 돈 먹기다. 하루하루 사납금을 넣지 못하면 오히려 개인수입금이 없어져 임금이 삭감되지만 사업자는 아무런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제 때문에, 한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과속과 신호위반 등 난폭운전을 밥 먹듯이 한다. 이용 승객의 입장에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그리고 정해진 약속시간에 도착하기 위해서 택시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바라는 승객은 없다. 이용 승객이 바라든 그렇지 않든간에 사납금을 채우고 나머지 개인수입금을 가져가고자 택시기사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경우가 많다. 손님(승객)을 한명이라도 더 많이 태우고 운행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사납금 인상은 택시요금이 오른 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보통 2~3년에 한번씩 택시요금이 인상되고 약 5개월쯤 되면 노사간 사납금 인상을 위한 단체교섭을 한다. 올해를 기준으로 할 때 2월부터 택시요금이 인상되었으니 많은 택시회사는 사납금 교섭이 끝났다고 보면 틀리지 않을 것이다. 혹 택시를 탈 기회가 있다면, 사납금이 하루에 얼마이며 언제 올랐는지? 그리고 한달에 사납금을 제외하고 얼마의 임금을 가져가는지.

사납금제의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몇 년전부터 주장하고 일부 택시업체에서 시행되는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및 택시월급제다.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란, 운전자가 그날 운행해서 받은 돈, 요금의 전부를 회사에 입금하고 매월 정해진 임금을 받게 되는 제도다. 따라서 사납금제를 없애고 월급제로 이행하면 된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잘 시행이 안된다. 우선 택시사장의 반대가 월급제를 가로막고 있다. 아주 거칠고 완강하다. 두 번째로 행정관청의 처분이 없고 관리감독의 소홀, 또 하나는 운전종사자의 무관심이다.

올 7월부터 택시에도 최저임금법이 적용된다. 사업자는 월 최저임금으로 858,990원을 지급해야 한다. 현재의 사납금제로 이 최저임금을 어떻게 보완, 수정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번 최저임금법 적용은 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적당한 보완으로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차라리 사납금제 폐지가 마땅하다. 최저임금과 사납금제는 공존이 불가능하다. 택시회사에서 먼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가장 좋은 일은 사납금제 폐지와 최저임금제 시행에 적극 나서는 길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