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판 ‘선거’보다 새로운 길을

어용노조의 선거는 대부분 조용히 치루어진다는 점과 사업장 내에 별다른 흥미로움을 주지 못하고 진행된다. 물론, 몇 잔의 술과 웅성거림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술잔 속의 태풍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 진행된 몇몇 선거에서도 후보자가 없거나 단독후보가 많았다. 아마도 먹고 살기 힘드니 할 사람도 없거니와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교섭창구 단일화 등 노동악법의 탓도 있을 것이다. 옛날처럼 재미도 없고(?) 그렇다고 악질 택시자본이 뒷돈을 주는 것도 아니라서 별반 성적이 별로다.

무엇보다도 기존 어용위원장과 회사의 야합이 크다 보니 새로운 힘을 억압하고 억누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 이 새로운 힘들이 잘못된 선거판에 끼어들어서 오히려 에너지를 집중시키지 못하고, 그냥 관성에 따라가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상대편이 워낙 어용이고 아니다 보니 저절로 자신에게 올 것이라고 많이 기대했기 때문이다.

기대가 크며 실망도 큰 법. 어용과 악질 택시자본의 야합이 그렇게도 허망하게 무너지진 않는다. 이들의 야합적 동맹관계는 혈연, 지연 등으로 뭉친 것이고, 자본주의의 가장 큰 병폐인 돈과 이권을 분점하기에, 살아있는 생물처럼 변화무쌍하다. 이를 따라잡아서 조진다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결과가 뻔한, 악질 택시자본과 짜고 치는 고스톱이나 마찬가지인 현재의 어용선거전에 뛰어들 필요가 없다. 괜히 해봤자 몸 버리고 배신감만 느껴진다. 선거보다는 조직적 힘을, 단결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훨씬 이익이다. 하는 일 없이 돈 먹는 자판기나 마찬가지인 현 어용노조에 빌붙어서 무슨 득이 보겠다는 것인가. 실재, 새롭게 바뀐 위원장이라 하더라도 현 구조에선 별 힘을 못쓴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지금의 노조가 임금없는 1차제를 없애는 데 무슨 투쟁을 하나. 최저임금 투쟁은 고사하고 오히려 사납금을 올려주는 기이한 현상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조합원들이 노동조합을 불신하는 이유가 바로 현 어용노조 내부에 있다. 회사가 사납금을 받아서 먹고 산다면, 어용노조들은 조합비 외에 숱한 명복으로 조합원을 뜯어먹고 산다. 잠시 잠깐 어용노조에 얼마를 지불하는지 계산해보자. 물론 낸 만큼 활동을 하면 다행이지만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

지금이 기회다.

어용노조를 벗어날 기회다. 최저임금에 주저주저 하는 어용노조에 뭘 더 바라고 있는가. 있으면 있을수록 손해다. 악질 택시자본의 끄나풀, 앞잡이, 괴뢰에 불과한 어용노조를 박차고 나와야 한다. 어용노조는 회사와 한 패거리다. 회사가 씨부리는 말을 그대로 하는 것이 어용노조다.

가만히 있으면 있을수록 어용노조는 독버섯처럼 자란다. 조합원이 없는 노조, 돈만 밝히는 어용, 사람 취급 안하는 어용에 기댈 필요가 없다. 어용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영혼이 될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