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와 사납금 인상, 그리고 전액관리제 (1)

해를 넘기면, 복수노조를 코 앞에 닥쳐온다. 예전과 달리, 교섭창구 단일화 등 제도적 장치-이것은 순전히 자본을 위한 제도적 장치이지만-를 마련한만큼 권력과 자본은 손해 볼 것 없는 장사이기에 그냥 막 밀어붙일 것이다. 따라서 복수노조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복수노조는 택시사업장, 택시 노사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 사업장내 여러 개의 노조가 생기면 사납금 인상, 전액관리제, 최저임금 적용 등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고 이로 인해 노사간의 충돌, 노노갈등(?)이 많든 적든 다양한 변수가 일어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전근대적인 사납금제와 불법적인 1인 1차제 등 택시 사업장 내 불법경영을 이루고 있는 본질적인 것까지, 그것을 강화 내지 해체할 수 있을런지도 관심거리다.

누가, 기선을 제압할 것인가.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는 택시 사업장 노사관계에 많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여기에 누가 먼저 작대기를 꼽느냐, 누가 먼저 깃대를 세울 것인가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질 것.

우선 복수노조는 ‘택시 자본’에 의해 민주노조를 탄압하고 해체하기 위해 어용노조(회사노조)를 반드시 내세울 것이다. 기존의 노조가 어용(회사)일 때 그러하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투쟁을 준비하거나 회사가 요구하는 것을 전격 수용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어용(회사)노조를 만들 것이다. 기존 노조에 대항하는 친회사 편의 노조가 여러개 생길 수 있다. 이는 택시회사가 불법경영을 하기 위해, 임금없는 1차제 등을 전격 들어오기 위해서 필히 절차를 밟아서 어용의 복수노조를 만들 것이다. 택시자본은.

왜 별로 손해볼 것이 없기에 그렇다. 이렇게 되면 어용노조는 노조로서의 제구실을 하기 힘들다. 임금없는 1차제의 확대와 근로조건의 악화가 불을 본 듯 뻔하다. 사납금 인상과 근로조건이 저하되더라도 어용노조는 회사 편이기에 별다른 저항없이 이를 지켜만 보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이렇게 될 때, 새로운 저항이 생기고 민주노조의 기운이 만들어 질 수 있다.

민주노조, 1차제가 없는 사업장, 최저임금을 위해 투쟁하는 곳, 월급제 실시 사업장은 어용노조(회사, 기업별 노조)의 설립은 언제든지 가능하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어용노조를 만들기 위해 택시자본은 온갖 공력을 다 쏟고 있다. 상조회와 기존 비조합원들을 모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1차제를 미끼로 어용(회사)노조를 직접 만들고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노노갈등에 휩쌓이게 되고 결국 회사가 승리하든 민주노조가 승리하든, 파국으로 갈 것이다.

특히, 중소업체, 약 100명 미만으로 이루어진 택시 사업장의 복수노조는 노조운영의 어려움 뿐만아니라 전근대적인 임금체계(사납금제와 저임금), 장시간 노동 등에 변화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 100명 미만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복수노조든 다수의 노조가 되든, 이에 상관없이 1사업장 1노조에 비해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자연스럽게 제기될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한, 전혀 예상치 못한 것까지 빈번하게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