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cc 준중형택시.......위기 해결책일까?

오래전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준중형급 택시에 대해 말들이 많다. 최근 가스값이 오르자 준중형 택시의 생산과 필요성이 사업자측에서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그 파장은 예상치 못하고 있다.

신차, 또는 오토차량 등에 대해 관심이 많고, 그에 따라 능률(생산성)이 오른다고 하니 아무래도 택시운전자의 입장에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새차나 오토차량을 구입하면 일정정도의 부담을 택시운전자가 한 점을 고려할 때 조삼모사식의 구입의지가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싶다.

현재 준중형차량을 도입해서, 개조하면 그만큼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사업자의 입장에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말인즉, 그렇다고 택시노동자도 이를 반겨야 하는지에 대해선 판단이 이르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엘피지, 즉 택시운행에 필요한 연료비의 전부를 회사가 책임진다는 조건이 뒤따라야 한다. 그냥 택시회사도 좋고, 택시운전자도 좋다는 식으로 하여 준중형택시를 도입할 경우 또다른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현재의 여건에서, 운전자가 가스값을 부담하는 조건에서, 누가 비용절감이 된다는데 마다하겠는가. 승객이 줄고, 수입금도 할 형편이 안되는데 가스값이라도 일부 절약한다면 얼마나 좋나.

또 하나, 그동안 2000cc급 이상의 중형택시를 도입하면서 찻값의 일부를 운전자가 내도록 한 행위에 대해 반성을 해야 한다. 여기에, 차량가격과 연료비 등 운전자 부담행위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수립하고 차량구입은 노사 합의를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단, 배차에 관한 여러 가지 논의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2000cc급 중형택시를 도입할 당시, 승객의 선호도가 좋다고 기선을 제압한 회사측이 지금와선 무슨 말을 하는지 두고 볼 일. 또 그랜져 택시를 뽑아서 운행하고 있는 회사들, 소위 사납금을 중형택시보다 1만원 이상 챙긴 회사들, 왜 아무 말도 못하나.

일부는, 준중형택시로 충분하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확산과 환승시스템, 금융위기속의 승객감소, 내수부진 등 택시승객은 이미 통계상 줄고 있고, 가동율 역시 떨어지는데 준중형택시의 도입으로 이 위기국면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을까.
 

준중형택시를 도입하더라도, 여전히 택시연료비를 운전자가 부담하는 현실, 콜비의 잉여금을 수입금으로 먹고 사는데 이를 충분히 보충할까. 카드결재시스템 등이 없는 실정에서 택시의 크기(?)와 배기량을 갖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택시산업의 발전은 배기량이 아니라, 운전종사자에 대한 처우개선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

또, 현재 택시자본의 위기가 마침 택시 배기량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착각토록 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배기량의 크고 작고에 따라, 택시 연료비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나 현 위기상황과 아무런 관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