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납금 인상이 첫 번째 주제다. 요금인상 후 사납금 인상 요구에 대해 노조측은 매우 혼란스러워 하는 한편 기존 관행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교섭' →진통 및 난항→막판 극적 '타결' 순으로, 마치 어떤 매뉴얼에 근거한 것처럼 움직이고 있다.

사납금 인상이라는 공동의 과제앞에서 노조간 연대나 소통은 커녕 기업별 노조 이기주의에 가로막히거나 직권조인 아래 떡고물을 바치고 있다. 서로간 눈치보기, 타 회사보다 조금 나은 수준에서의 타결에 안도할 뿐 택시노동자의 생각, 현장투쟁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미 노동조합으로서 겁을 상실한 것이다. 노동조합이 아니라 회사의 노무관리부서, 노동자 지휘체계로서의 기능만 있을 뿐. 사납금 인상에 적극 협조하는 노동조합으로 노동자의 고통이나 권익향상은 안중에도 없는 것이 현 노동조합의 실태다.

택시요금 인상시, 예전처럼 사납금 인상 때문에 적극 반대하거나 여건개선 등을 요구하지 아니했다. 워낙 경기가 안 좋았기 때문이고, 물가가 너무 올라 (택시)승객이 없고, 엘피지 가격이 급상승하는 바람에 수입금 감소를 독톡히 경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까지는 이해한다. 그 다음이 문제다.

뻔히 2~3개월 뒤 사납금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경험상 알고 있으면서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 현장은 노조를, 노조위원장을 너무 믿었거나 아니면 설마 또 그렇게 하겠나 하는 심정이었을 것. 그러나 사측은 아니나 다를까, 왜 요금인상을 했는데 하면서 사납금 인상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일용직, 대무기사부터 무조건 1만원 인상하겠다고 하다가, 급기야 노동조합과 아무런 협의없이 2만원 사납금 인상에 5만원 급여인상을 하자고 아주 공격적으로, 법 위반을 하는 파렴치한 짓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사측이야, 원래부터 착취와 탄압을 근간으로 하는 단체이고 그러한 사람이기에, 자본주의 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노조는 도대체 뭐냐? 지난 수년간 사납금에 도장을 찍고, 사납금 철폐를 외쳤지만 그 종착역은 또 다시 사납금 인상으로 귀착되는 현실. 이를 얼마나 돌파하고 깰려고 노력하고 투쟁했는가.

택시노조를 보면 전혀 아니올씨다. 투쟁하는 단체가 아니라 협상하는 단체, 노무관리하는 부서인양 착각이 들 정도다. 도대체 왜 조합비를 받고 조합원을 널리려고 애쓰는지 모를 일. 사납금 철폐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선언을 하든지, 노조가 아니라고 하든지 뭐 이래야 하는 것 아닌가.

올해의 사납금 인상은 더하고 빼고 할 것없이, 조건없는 1만원 인상이다. 사납금 외 기타 자질부레한 것을 갖다 붙이고 할 것없이, 그냥 1일 사납금 1만원 인상으로 보면 된다. 기타 양아치들이 한 것까지 여기서 거론할 것은 없다.

지금의 여건, 경제적 여건, 승객이 줄여든 현실에서 과연 1만원 인상이 타당한가. 현장의 많은 조합원들이 이 1만원 인상에 전적으로 동의하는가. 그럼 대책은 없나 등을 논의해보자.

1만원은 솔직히 부담스럽다. 사납금 자체의 폐지 등은 논외로 하더라도 1만원은 지금의 사정에서 솔직히 부담스러운 금액임에 틀림없다. 무엇보다도 사측은 1만원 인상의 요구하는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조차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첨엔 1만5천원 하다가 약간 힘에 부치니 1만원으로 내려온 것 뿐이다. 이에 노동조합은 이를 분석하거나 대체할 뭔가를 제출하기 보다는 그저 협상력에 매달리거나 타 사업장의 타결소식에 눈치를 보면서 적정한 인상금액을 저울질하기에 바빴다.

어느 누구도 사납금의 본질적 문제에 대해, 핵심적 요구조건을 내걸지 못했다. 어떤 노조는 '구사금'쪼로 올려주고 사납금도 인상하고 완전히 개, 돼지보다 못한 노예같은 임금협정을 맺기도 하였다니 말해서 뭘할까.

과거를 탓하지 말고, 지금 현 사항을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 늦었지만 지역적 연대의 틀을 시급히 복원해서, 사납금 인상에 따른 후폭풍, 재교섭 및 재체결까지 요구하는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비록 마지막이고 타결국면이지만 늦지 않았다. 지역대책위를 구성하든지 아니면 낮은 차원의 노동자회를 구성하든지 하여 사납금 인상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잘못된 교섭과 체결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냥 시부직이 넘어가면 끝장이다. 이는 마창이라는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택시노동자의 생존권이 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