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2007. 12. 26.>

한려운수 사업폐지 협박 즉각 철회하라

통영 한려운수(대표이사 조영수)는 14일 택시운송사업을 전격 폐지신청하겠다고 밝혀, 조합원의 고용승계 등 향후 파문이 예상된다.

한려운수는 "운송원가 상승에 따른 운송수입금 인상건이 노조 총회에서 부결됨에 따라 더 이상 회사 경영을 할 수 없어 2008년 1월 15일부터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폐지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17조에 따라 택시사업의 휴지 또는 폐지는 시·도지사의 허가 또는 신고를 해야 하며, 법인의 경우 허가신청서와 신고서를 관할관청에 제출해야 한다.(시행규칙 제38조) 여객법에 명확하게 폐지사유 등에 대해선 밝힌 바가 없으나 법인의 경우 사업폐지에 관한 총회 또는 이사회의 의결서 사본을 첨부하도록 되어 있다.

한려운수의 경우 사업 전부 폐지의 신청권한을 사업자에게 있는만큼 관여할 바가 아니다. 다만, 사업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노력하며 될 것이다. 사업폐지를 이유로 임금 및 고용승계 등 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주어선 곤란하다.

다음으로 관할관청인 통영시의 입장이 중요하다. 택시사업자가 아무리 폐지신청을 하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고, 소속 운전자의 고용승계 등이 보장되지 아니한다면 반려 내지 철회를 시킬 수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는 없다. 택시제도운영기준에관한업무처리요령 제14조에 관할관청은 사업의 휴지 또는 폐지신청을 받은 경우에는 지역교통여건 등을 고려하여 타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허가한다고 되어 있을 뿐.

이상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며, 한려운수의 폐지신청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허가받기는 어렵다. 신청권자는 사업자이지만 허가권자는 관할관청이기 때문이고, 본질적으로 사납금 인상을 위한 반노동자적, 노조분열 책동의 발톱을 숨긴 협박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경남지부는 한려운수가 왜 사업 전부 폐지를 신청하겠다고 협박한 이유를 잘 안다. 아니, 한려운수 회사는 통보를 통해 이미 그 진정한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단순한 협박인지 아니면 사업전부를 폐지할 의사가 명백히 있는 것인지 알 수도 없고 단정키도 지금으로선, 어렵다.

택시노동자도 인간일 뿐, 상품도 노예도 아니다. 더욱이 쓸모가 없다고 폐품처럼 용도 폐기하겠다니 참으로 피눈물 밖에 나오지 않는다. 노동의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며 사업자가 누려야 할 이익, 영업권보다 더 가치있고 귀중한 존재이다. 그러나 한려운수 조영수는 이러한 사실 자체를 쓰레기통에 처박고 오로지 경영상의 어려움 운운하며 기필코 사업전부를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격이다. 뼈 빠지게 일해서 택시회사(한려운수)를 살려왔고 대중교통과 여객운송 발전에 이바지한 댓가가 일터를 빼앗고 일자리를 거두어가는 것인가. 고용안정과 일자리를 보장해주어야 할 당사자가 회사 문을 닫겠다고 협박하다니, 강도나 다름없다. 사납금 8,000원 인상을 거절하자 단숨에 폐기처분하겠다는 조영수를 믿고 묵묵히 일한 조합원들, 허기진 배를 부여잡은 채 핸들에 목숨을 의지한 한려운수 조합원들은 참 어리석고 불쌍하다. 사장의 말 한마디와 종이 한 장에 회사 밖으로 쫒겨날 처지에 있으니. 회사의 경영이 어려운 만큼 택시노동자도 승객감소와 대리운전 및 콜밴, 자가용 운전자의 증가 등으로 1일 수입금이 감소한지 오래다. 이걸 잘 아는 택시사업자가 자신만 살겠다고 사납금 인상을 요구하는 데 무슨 수로 감당을 하겠나.

경남지부는 협박이라면 당장에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진정으로 사업 전부를 폐지할 의사가 있다면 기간을 단축해서 당장에 신청을 하길 바란다. 그 다음은 관할관청 등 관계당국과 노조가 알아서 할 일이다. 그러나, 이런 부당하고 반노동자적 행위를 할 경우, 경남지부와 한려운수 조합원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목숨걸고 우리의 일터와 생존권을 지켜나갈 것이다.

한려운수와 통영시장은 사업전부 폐지를 비롯한 택시노동자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비록 가진 것 없는 몸뚱아리지만 끝까지 싸울 것이다. 고용승계 및 생계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그 어떠한 것을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 택시노동자는 폐기처분되기 이전에 사장 조용수부터 버릴 것이다. 철저하게 응징할 것임을 밝힌다.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민주택시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