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에게...

아부지 꺼 물러받아서 욕 본다. 자식이 잘못해서 아부지까지 욕먹게 해선 안된다. 그러니 일찍이 능력이 안되면 손 털어라. 빚만 진 택시회사 무슨 미련이 있니. 깨끗하게 정리해라. 그것이 니가 할 일이다. 괜시리 폼만 잡지 말고 물러나라. 그것이 택시노동자들에 대한 도리다. 이 길이 니가 살고, 우리가 사는 길인지도 모른다.

능력도 없는 사람이, 무슨 공동경영 운운하면서 뒤에서 조정하노. 이미 경영능력이 없는 데 무슨 얼어죽을 경영이고?

능력있고 돈 있는 사람에게 팔아라. 그것이 니도 살고 조합원들도 사는 길이다. 퇴직금도 못 주고, 마당에 운행 안 하는 택시는 많고, 연금까지 압류당하고 어떻게 사노. 유가보조금도 늦게 주고 부가세는 아예 안주고 있다며. 매월 주는 월급도 제때 못주면서 무슨 사장 노릇한다고 폼 잡노. 지발 쪽 팔리니까 관두라.

니를 도와주고 싶어도 도아줄 명분이 없다. 우리도 미칠 지경이다. 기름값은 오르고 보험료도 내어야 하고, 노조는 지이랄하제, 죽을 지경이다. 어떤 미친 새에끼는 와서 돈 뜯어가제. 죽겠다. 사람 좀 살자. 까딱 잘못하다간 내 임기도 못 채우겠다.

요즘 같아서는 세상 살기 싫다. 택시고 뭐고 다 때리치우고 싶다. 철이가 말을 듣나, 섭이가 잘 하나? 규야는 규야대로 지랄하제, 이서 터지고 저서 터지고 미치고 싶다. 니라도 날 도와주어야지, 않겠니. 후운아! 늦지 않았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니가 박수 받을 짓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떠나라. 더 욕 먹기전에. 니같은 사람이 사장을 하니 값어치가 떨어진다.

빚이 얼만지 모르고, 니가 회사 정리하면 얼마 떨어질지 모르지만, 그냥 빈 깡통을 차더라도 그만둬라. 니하고 비슷한 사람, 저 창원에 안 있나. 그 사람도 알거지지만 사장을 떡 하니 버티고 있다. 근데 거개 사람이 할 짓이가. 아이다. 물론 손 놓는 순간 사장이라는 말을 못 듣지만 그래도 어쩌겠노, 세상살이가 다 그런 것을.

아깝다는 생각을 버려라. 그러다간 인생까지 조진다. 들리는 소문엔 차고지까지 팔아먹었다고 하고, 쪽 팔려서 회사에 수금하려 가지도 않는다며. 아이고 이 사람아, 늦기전에 팔아라. 여럿 사람 고생시키지 말고. 그래가 "사장님" "사장님" 소릴 들으면 뭐 하노. 회사 팔아봤자 니 수중에 떨어지는 것 아무것도 없고 빚만 지는 것 잘 안다. 그래도 할 수 없다.

니가 책임감이 있나? 사명감이 있나? 그 까짓거 사장 자리 확 넘겨줘라. 마음을 비우라 그 말이다. 더 망할 것도 없다며, 가스값도 못 주는 주제에 무슨 사장이고. 차 부품값도 밀려서 안 주고 욕 먹는다며. 세상 그렇게 살아서 뭐 할래? 니 하는 꼴을 보면 참 젊은놈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백수가 낫다.

다 팔아쳐먹고 껍데기만 남은 택시, 계속 영업하면 이익이 될까.

근데 물어보자. 뭐 해갖고 다 날려먹었노. 참 신기하다. 그렇게 날려먹기도 어렵다. 좀 배우고 싶다. 날려먹는 방법을. 이런 말은 안 할려고 했는 데 니 보면 시간 또래이 것다.

자알 생각해바아라. 피차 고생하지 말자. 잉. 따뜻한 춘삼월이 되면 여서저서 일어난다. 그때가서 후회하지 말고 있을 때 잘 해라. 이만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