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핏하면 못 해먹겠다?

서울택시조합이 택시 운송기록을 1년 이상 저장 및 보관할 수 있는 운송기록수집기 설치와 관련, 사업개선명령을 취소하거나 시행을 연기해줄 것을 서울시에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은 건의서에서 “운송수집기록기와 관련한 사업개선명령은 해당 기기의 개발시한과 가격을 정한후 사업개선 명령을 발령해야 함에도 명령부터 시달함에 따라 미터기 업체는 이를 악용, 대폭적인 가격인상을 요구해 택시업체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며 이같이 요청했다.

변명처럼, 미터기 가격인상인지 아니면 뭔가 감추고 싶은 것인지 알 수 없다. 무엇보다 이들은 특징이 걸핏하면 목 해먹겠다고 앓는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이번에도 이를 핑계로 운송기록수집기 제출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전에도, 사업조합은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필요한 미터기 교체나 기타 관련 기기가 아직 개발이 덜 된다고 핑계를 삼았다. 하기 싫어서 하는 소리인 줄 다 안다.

그러면서, 사업조합은 또 불법 차고지 밖 관리운영 행위 단속은 오로지 운송기록수집기를 확보하는 방법뿐 아니라 급여대장, 배차일보, 직원명세서, 4대 보험 가입여부 등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가능하고 일부에서 제기하는 위변조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의 사문서 위조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서 이들의 속내를 알 수 있다. 운송기록수집기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 미터기 교체 등 여러 가지 이유는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안다. 운송기록수집기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것은 차량 운행을 허위로 속이거나 위변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집기기는 매우 발달해서 웬만큼의 사고기록이나 여러 가지 문제들의 원인과 결과를 이 수집기를 통해서 훤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제출하지 못하겠다는 것.

서울시는 지난해 도급택시를 이용한 사고가 발생하자 1년이상 운행기록을 저장 및 보관할 수 있는 운송기록 수집기를 장착토록 지난해말 사업개선명령을 내렸다. 지역의 몇몇 택시회사도 이와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관할 관청으로부터 안전검사를 받았고 운송기록지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의 안전과 승객의 생명, 도급택시 및 차고지 밖 교대금지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운송기록수집기 제출은 의무화되어야 하고, 사업자를 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 지 할 도리는 다 못하면서 제출하는 것은 하기 싫고, 걸핏하면 사업 못 해 먹겠다고 하면 진짜로 사업면허 취소를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