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택시노동자가 살 길은 무엇인가? 당장 물러가는 노무현과 인수위(이명박 정부)에서 '뭘 해줄 것이다'고 기대하는 것은 잘못이다. 특히, 4월 총선에 목매고 있는 정치권에서 쉽게 답을 내놓을 것 같지 않고, 그렇다고 마냥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악질 택시사장들은 "문을 닫겠다", "1차제 도입이 살길이다"고 하며 엉뚱한 소릴하고 있다. 그러면서 뒷구멍으로 호박씰 깐다. 슬그머니 "사납금 인상해도"하며 침을 질질 흘린다. 구멍뚫린 난파선의 쥐 모양으로 자본의 살길만 찾지, 택시노동자의 생존권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

택시노동자가 살기 위해서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당장 먹고 살런지, 아니면 이 엄동설한에 얼어죽을런지도 모르는 판국에 무슨 원칙이고, 노조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고 할까? 참으로 동문서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려울수록 원칙을 고수하고 이를 실천과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제 아무리 어렵다고 할더라도 택시의 정액산납금제가 버티고 있는 한 택시자본은 살길이 있겠지만 노동자에겐 없다. 왜 운송원가 상승을 이유로 사납금 인상을 노조에 요구하면 되기 때문이다. 택시자본은 자신이 경영을 잘못해서 자본을 까 먹어도, 적자가 나면 '운송원가 상승'을 원인으로 지목하면 된다. 그럼, 자본이 살길은 아주 간단하게 열린다. 그 하나가 택시요금 인상이요(정부요구안), 또 다른 하나가 사납금 인상(노조에 요구하는 것)이다. 올랐기 때문에 올려 달라고 하면 문제는 간단하게 풀린다. 이것이 택시 사납금제의 매력아닌가.(악질 택시사장의 입장에서 보면)

이 경우 죽어나는 것은 택시 노동자다.

아무리 고유가시대라 하더라도, 자가용 이용자가 갑자기 택시 이용으로 옮기지 않음은 익히 아는 사실이다. 승객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수입금을 향상시킬 방법은 없다. 아니 있다. 악질 택시사장과 타협하면 된다.

타협은 여러 가지 있다.

노동시간을 계속해서 늘리면 된다.(지금도 장시간 노동을 하는 데 또.........) 맞출수없는 사납금은 노동시간을 연장하면 조금이라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아주 원시적인 것으로 택시 노동자를 죽이는, 역설적이게도 주5일제에 반하는 것이다.

또 하나가, 사납금 인상이나 1차제로 가는 것. 이를 위해선 노조와 대립해야 하고, 노조를 없애거나 파괴해야 한다. 이는 대립적이면서 갈등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노조는 물론이거니와 택시자본도 자칫 잘못 선택하면 같이 죽는다.(그러나 요즘 공멸의 길을 선택하는 1차제가 늘어나고 있다. 이미 늘어날만큼 늘어났다.) 그래서, 택시자본은 자본의 악질성을 뒤에 숨기고 '노사합의'라는 이상한 무기를 등장시켜서, 사납금 인상이나 1차제를 강행한다.

승객감소와 가동률 저하로 택시자본의 입장에선, 사납금 인상도 쉽지 않다. 노조가 동의하는 데 많은 제약과 조합원 설득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남지역 사납금은 평균 120,000원~130,000원까지, 아주 고액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 소비수준이나 경제여건으로 볼 때, 이미 인상된 사납금액이 높기 때문에 더 올렸다가는 저항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그래도, 택시자본은 자본의 더러운 속성을 버려지 못한 채 인상을 강요하고 있다.) 택시자본이 살기 위해서, 타협의 떡고물을 던져주지만 이도 여의치 않다.

그래서, 최근 성행하는 것이 1인 1차제다. 사납금제를 취하면서, 장시간 노동으로 착취하고, 월급은 없으며, 기타 차량운행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운전자에게 떠넘기는 매우, 전근대적이며 최대한 피를 빨아먹는 것이다. 아주 위험학 악랄한 제도다. 이에 일부 택시 노동자의 다급함과 유혹의 덧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가히 "1인1차제의 전성시대'라고나 할까. 앞다투어 경쟁을 하다보니, 5만원 미만도 있다고 한다.

천박한 택시자본이 살기 위해선, 시대적 사명이나 기업의 사회적 윤리를 애초부터 기대하는 것은 틀려먹었다. 택시자본과 어찌어찌해서 살길을 찾자고 한다면 이는 안되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자주성을 갖고 살길을 찾아야 한다. 노동조합과 조합원, 택시노동자가 살길은 한 눈을 판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전투적으로 밀어붙여야 한다.

해답은 장시간 노동의 단축과 실질임금 하락을 막는데 있다. 1인1차제를 거부하면 된다. 2008년 임투에서 새로운 방안을 짜야 한다. 그저 고분고분하게 사납금 교섭을 할려면 하지 않는 것이 옳다. 정치세력이 개대어서도 안된다. 설레발이 치는 공약에 현혹되어선 더더욱 안된다. 자본과 동일한 속성을 가진 그들이, 장시간 노동을 단축하거나 택시노동자의 실질임금 상승을 위해서 뭘 하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표를 얻기위한 말잔치에 불과하다.

택시 노동자가 살길은 택시 노동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택시 사납금제를 되돌아보고 장시간 노동을 단축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희미한 불씨가 꺼지지 않은 채 살아있는 '사납금제'와 '장시간 노동'을 되돌아 보아야 할 때다.

지금 택시노동자가 해야 할 일은 '사납금제'와 '장시간 노동'에 저항하고 이를 깨부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