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택시 부제 폐지를 규탄한다.

함안군은 2011년 1월 14일부터 개인 및 법인택시에 정해진 택시 6부제(5일 근무, 1일 휴무)를 완전히 폐지한다고 밝혔다. 택시 부제는 관할 행정관청이 차량정비 및 운전자의 과로방지 등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택시에 부제를 두어 정기적으로 운휴토록 하는 것으로, 일시적인 교통수요의 증가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기간을 정하여 이를 해제할 수 있다. 또한 관한 행정관청은 지역교통여건 등을 고려하여 증차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도 증차하여야 할 대수의 일부를 부제의 완화 또는 폐지로 대신할 수 있다.

그러나 함안군은 이러한 택시부제 해제 및 완화의 근거를 무시하고 현행 6부제(개인 및 법인택시 동일 부제)를 완전히 해제해 버렸다. 함안군은 해제 이유로 개인 및 법인택시 운송사업자들이 부제날(=비번날, 차량 운행을 쉬는 날)에 LPG 연료를 원활하게 주유키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택시운행에 필요한 유가보조금은 유류구매카드 미사용과 비번날 주유시 보조금을 부당하게 수령한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제한하고 있다.

함안군은 이러한 행정적 제재조치를 회피하고자 하는 개인 및 법인택시 운송사업자의 의견을 들어서 현행 6부제를 해제한 것이다. 유류보조금을 더 받기 위해 택시 부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린, 그리고 이를 인정한 함안군의 태도는 여객운송질서 확립의지를 완전히 포기한 것이다. 개인 및 법인택시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걷어차고 불법경영과 무질서한 여객운송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또 다른 반대 이유가 있다. 택시 부제 폐지는 차량의 정비와 운휴를 통해서 운수종사자의 건강과 생명, 생존권과 직격되는 사납금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6부제를 없애면 법인 택시노동자는 당장에 사납금 인상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다. 5일 일하고 1일 쉬는 권리마저 박탈해버리고, 근무일이 늘어남에 따라 사납금 인상까지 이어질 경우 택시노동자의 생존권은 벼랑 끝에 내몰릴 수 밖에 없다.

함안군은 법인택시 70대, 개인택시 100여대 등 택시차량은 200대에 못 미친다. 인구와 면적, 자동차 등 함안군의 일반 현황 등을 감안할 때 6부제의 유지냐 폐지냐는 많은 의견수렴과 토론을 거쳐서 시행되어도 늦지 않다. 그런데 함안군은 일방적으로,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의 의견만을 반영해서 폐지여부를 알아서 해라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비록, 지역여건이 성숙하지 않고, 택시운송사업이 침체와 위기에 있다하더라도, 이것을 택시 부제 폐지로 해결될 것은 아니다. 특히, 유가보조금 부당수령을 근절하지 못하고 오히려 부제 폐지를 통해서 이를 부추긴다니, 이는 행정관청의 월권이자 횡포이다.

함안군은 이 과정에서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에게 전화상으로 부제 폐지를 통보하고, 법인 택시노동자에게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법인택시 노동자들은 부제 폐지가 많은 문제점이 있으므로 보다 신중하게 하되, 반대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전달했다. 그러나 함안군은 이를 무시하고, 택시 부제 폐지 등은 ‘사업자끼리(민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사태인식을 왜곡, 날조하고 있다.

경남지부는 함안군의 여객운송질서 포기와 택시 6부제 완화방침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불법적 유가보조금 수령을 합법화시키기 위한 알팍한 술책을 단호히 반대한다. 이번 택시부제 폐지는 개인 및 법인택시 사업자의 부당이윤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택시말살정책이므로 현행 택시 6부제가 그대로 시행되길 바란다. 함안군은 경상남도, 국토해양부 등에 요청해서 과연 이런 방법의 부제 폐지 방안이 바람직한지? 그리고 함안군의 부제 폐지가 택시운송 등 여객운송질서 확립에 발전적 기여를 하는지, 보다 신중한 검토를 거쳐서 행정관청의 권리를 다잡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