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동십자각, 세종로...촛불에 포위된 청와대

청와대와 국무총리 공관, 정부종합청사가 밀집한 광화문 일대는 정부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대규모 시위가 광화문 일대를 차지하려고 하는 이유도 이 공간의 상징성 때문.

공간의 의미로 보자면 31일 오후 10시 경 청와대는 사실상 촛불시위대에 의해 포위된 상태다. 청와대로 향하는 주요 길목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쪽으로는 인왕산과 북악산에 의해 막혀있다. 주로 사용하는 도로는 경복궁 서쪽의 4차선 도로를 따라 정부종합청사로 이어지는 길과, 국무총리공관을 거쳐 경복궁 동쪽의 동십자각 4거리로 나오는 길, 그리고 청운동, 통인동을 거쳐 경복궁역으로 이어지는 길의 3종류다. 이 길은 광화문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대로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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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를 포위한 촛불

ⓒ 민중의소리

31일 오후 10시경 촛불시위대는 경복궁역 앞, 동십자각 4거리, 그리고 광화문 앞의 대로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중이다. 경복궁역 앞의 시위대는 시청에서 서소문, 독립문을 거쳐 사직터널을 지나 경복궁역에 이르렀다.
동십자각 4거리에서 일진일퇴를 벌이고 있는 촛불시위대는 종각역과 조계사앞을 지나, 안국역 일대에서 동십자각까지 경찰을 밀어붙인 것으로 확인된다. 경찰과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아직 시청을 출발하지 못했거나, 종로 일대에서 시위대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집회 참가자들은 따로 대열을 모아 을지로 쪽으로 진출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바로 다음날, 청와대 직전까지 밀어닥친 자신의 반대자를 만난 셈이다. 이 대통령의 정국타개책이 무엇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촛불을 든 시위대는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