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2/12/28

ㆍ조회: 1485

‘택시 = 대중교통’ 인정 수순… 버스 운행중단 철회

ㆍ개정법안 31일 본회의 상정

ㆍ정부도 법 통과 땐 따르기로

버스업계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중교통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운행 중단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해달라”는 택시업계의 요구를 거부했으나, 정치권이 대중교통법을 통과시킬 경우 따르기로 했다.

정부와 버스업계의 방향 전환으로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정치권은 여야 합의대로 31일 대중교통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대중교통법이 통과되면 택시도 버스처럼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정부는 대중교통법이 통과되면 택시요금 인상과 택시업계 구조조정을 제외한 정책지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여야가 27일 국회에서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하는 내용의 대중교통법안을 처리키로 하자 버스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버스업계는 대중교통법을 통과시키는 대신 택시산업특별법을 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서울역 앞 버스환승센터에서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 버스 “운송 중단 철회”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27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권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한 피해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지난 26일 결의한 버스 전면 운행 중단 계획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대중교통법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통과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막지 않겠다는 얘기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은 변함없지만 이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서는 안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국회가 우리의 대승적인 입장을 존중해 대중교통법을 통과시키지 말고 택시산업특별법을 제정해달라는 강력한 권고의 뜻”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택시업계에서 지난 10년간 요구해오던 사항으로 버스업계 측에서는 반대할 명분이 없었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약속대로 대중교통법을 통과시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정부, “택시는 고급 교통수단”

국토해양부는 이날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택시의 교통수단 인정 법제화는 대중교통정책 혼란과 국가·지자체의 과도한 재정부담이 있어 반대한다”며 “고급 교통수단으로서의 택시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한 중장기 종합대책을 토론회 및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확정,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정부는 택시업계를 달래기 위해 대중교통 인정, 감차 보상, 연료 다변화, 요금 인상, LPG가격 안정화 등 4개 조항을 사실상 받아들이는 쪽으로 의견을 굳혔다. 이를 위해 이른 시일 내에 택시요금을 인상, 택시업계의 임금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울산, 대전, 부산에 이어 서울도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어서 내년 초 전국적인 택시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택시산업발전특별법’(가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이 끝내 대중교통법을 통과시킬 경우에는 이런 지원 중 일부는 철회된다. 연료 다변화와 LPG가격 안정화 지원이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시요금 인상과 택시수 축소를 위한 감차 보상은 예정대로 시행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면 다른 추가적인 지원을 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 택시·버스 갈등은 왜

택시업계와 버스업계의 갈등을 불러온 대중교통법의 핵심은 재정지원금이다. 버스업계는 적자노선 지원, 환승할인·학생할인 지원 등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연간 8000억~9000억원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되면 택시에도 이런 재정지원을 해줘야 할 근거가 생긴다. 버스업계 관계자는 “현 지원 수준에도 경영 정상화가 빠듯한데 택시까지 지원받게 되면 그만큼 지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 측은 택시업계가 곧바로 재정지원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데다 정부가 추가로 재정을 마련할 경우 ‘버스몫’을 침해하는 것도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대중교통법이 통과돼도 지원 근거만 생길 뿐이지 실제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관련법 개정도 필요하다”며 “택시 준공영제 얘기는 너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 여야, 대중교통법 31일 상정할 듯

버스업계는 정치권의 대중교통법 처리 시도가 대선을 앞둔 선심성 공약이었다고 보고 있다. 전국 택시는 25만5000대로 버스(4만8000대)보다 5배 이상 많다. 1가구 4인으로 치면 택시 관련 유권자가 최대 80만명 많다는 얘기다.

정부의 반대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야는 본회의 처리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본회의가 열리면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는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눈치를 보는 분위기도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대중교통법을 어떻게 할지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해결되도록 하겠다”고만 말했다. 민주통합당 국토해양위원회 간사인 이윤석 의원은 “대중교통법은 여야가 이미 합의한 사안이라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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