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원내 현안보고를 받고 있다.2013.1.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진성훈 고두리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2일 거부권을 행사한 이른바 택시법(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대한 국회 재의결 여부를 놓고 새누리당이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당초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던 법인 만큼 국회로 되돌아올 경우 재의결이 불가피하다는 쪽에 가까웠으나 택시법에 대한 여론의 반대가 높아지자 다소 유보적인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일단 정부에서 택시법 대신 마련키로 한 특별법을 살펴본 뒤에 결론을 내린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이한구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정부가 택시법에 대해 재의 요구를 의결하자 "국회 의사를 무시하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유감을 표한 뒤 "민주통합당이 기어코 재의결을 해야 되겠다고 요구하면 수용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


이와 관련,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얘기하는 특별법을 보고 나서 택시업계와 의견을 조율해서 (결정하겠다)"며 "(택시업계에서 특별법에 반대하면) 재의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황 대표는 정부의 특별법에 대한 택시업계와의 의견 조율과 관련, "그런데 (특별법에 대한 업계의) 반대도 합리적인 반대여야 (한다)"고 말했다.


무작정 택시업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 정책위 부의장인 나성린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정부가 곧 특별법을 내놓겠다고 하니 이것으로 택시업계 설득이 가능한지 보고 업계가 이를 못 받아들이겠다면 국회에서 재의결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실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정의하기는 조금 무리인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택시법이 통과된다고 해도 무조건 다 혜택을 받는 건 아닌 만큼 오히려 특별법이 훨씬 효과적일 수도 있다는 점을 택시업계도 잘 생각할 필요는 있다"며 택시법 재의결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도 전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3일 "대통령도 국회를 존중해야지만 국회도 대통령을 존중해야 한다"며 "국회가 이 대통령의 택시법 거부권 행사를 감정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택시법 재의결보다는 특별법 검토를 거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를 좀 더 보완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택시법 재의결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새누리당 지도부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