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에 앞서 전액관리제 전면 실시해야

택시요금 기본요금 600원 인상과 거리·시간 병산제 요금체계를 조정하는 안이 15일 광주시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 조정안은 기본요금만 27%가 인상되는 안이다.

택시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가 시행되지 않는 요금 인상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으로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가뜩이나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고 물가가 폭등하면서 서민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택시요금 인상은 전액관리제 시행을 전제로 서민생활을 고려해서 진행되어야 한다.

택시 전액관리제는 1997년 법령으로 제정됐지만 광주에서 법에 따라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는 법인택시 사업장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액관리제 시행 여부에 대한 관할 구청의 조사와 관리감독 또한 매우 미비한 상황이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사납금 제도는 LPG비용과 차량유지비용 등을 택시 노동자에게 전가하여 택시 노동자들을 저임금 상태로 빠뜨리고 있다. 택시 노동자들이 시내버스와 지하철 노동자의 임금에 비해 50% 수준에 이르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주요 원인은 이 제도에 있다. 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은 서비스 질의 하락과 수요 창출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택시의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난관을 조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간 택시요금 인상 결과를 보더라도 사납금 제도를 그대로 둔 요금 인상이 노동자 처우 개선으로 이어질 지 의문이다. 택시요금이 오르면 승객은 더 줄어들고 회사의 사납금은 더 올라 노동자들의 처우는 악화될 수 있다. 택시 요금 인상의 취지와 다르게 종사자 처우 개선과 이용자 서비스 향상이 오히려 후퇴하는 것이다.

그래서 택시기사가 수익금을 전액 회사 측에 납부하고 회사에서 안정적인 월급과 비용 등을 보전 받는 전액관리제가 시급하다. 서울시가 운송수입금 확인시스템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수익금 전액관리제’를 시행해 택시기사에게 비용이 전가되는 상황을 개선하고 택시의 공공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일이다.

광주시는 광주시내 택시회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전액관리제를 시행해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택시기본조례 제정 등을 통해 시민의 안전과 택시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종합적인 택시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3년 3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