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3/07/15

ㆍ조회: 2178

감차보상금 줄다리기 택시발전법안 강원도 택시업계 전망

감차 보상금 줄다리기… 정부 “1300만원” vs 택시업계 “실거래가”
택시발전법 국회상정, 강원도 택시업계 전망

택시감차사업이 도내 택시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22일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에 대해 도내 택시업계를 비롯한 전국 택시업계는 대중교통법 개정안이 재의결 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시위에 나서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와 관련, 정부는 택시 감차와 지원을 골자로 하는 택시지원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여론수렴에 나섰다. 이에 대해 도내 자치단체와 택시업계는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와 지자체의 입장과 택시업계의 주장을 소개한다.


▲ 정부가 지난달 택시 감차와 지원을 골자로 하는 택시지원법안을 국회에 제출하자 도내 자치단체와 택시업계가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정부와 택시업계의 대중교통 협상이 결렬된 지난 2월 한 택시 회사 운전기사들이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 본사DB

▶정부 “과잉공급 택시 감차”
감차보상급 1300만원 책정
국회 통과땐 내년 7월 시행

▶택시업계 “보상금 너무 적다”
“예산부담 지자체에 떠넘겨”
지원법 실효성 의문 제기

▶지자체, 감차 재원마련 ‘허덕’
내년까지 430여대 감차해야
보상금 70% 지자체 부담

정부 ‘택시지원법’ 내용

정부는 지난 6월 택시지원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법안은 과잉공급된 지역의 택시 감차를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택시회사가 유류비, 세차비 등 각종 운송비용을 기사 개인에게 내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택시운전자와 업계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최대 쟁점이 됐던 감차 보상금에 대해 업계의 자체 부담금과 정부·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실거래가에 감차 보상을 하도록 했다. 정부는 감차 보상금으로 책정된 1300만원과 관련, “시장에서 형성된 프리미엄이 아니라 2년간 영업이익인 폐업지원금과 차량 잔존가격을 합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택시업계 지원 방안으로는 운송비용 전가 금지 외에도 △복지기금 조성 △공영차고지 건설 지원 △압축천연가스(CNG) 차량 개조·충전소 건설 지원 △조세감면 근거 마련 등을 하도록 했으며 정부와 지자체, 택시업계와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 태스크포스를 3개월간 운영해 ‘택시산업 발전 종합대책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오는 11월까지 총량제 시행지침을 마련하고 2014년도 4월까지 전국 시·도별 실태조사와 감차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또한 7월부터 본격적인 감차와 이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게 된다.

택시업계 주장

이에 대해 택시업계는 “감차보상금이 터무니 없이 적고 그마저도 상당부분을 지자체나 업계에 떠넘겼다”며 “택시지원법은 택시의 대중교통 인정을 막기 급급해 만든 것으로 실효성이 전혀 없으며 기존의 지원법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이 됐던 감차보상금에 대해 정부가 택시 1대당 1300만원의 감차 보상을 하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올해 중앙 정부 예산으로 이미 책정돼 있는 부분을 마치 새로운 지원책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차 보상액 13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의 자체부담금으로 충당하는 방안 또한 “정부가 감차에 필요한 지원을 예산이 부족한 지자체와 업계에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주원 강원도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이미 2월부터 논의된 택시지원책을 6월 국회가 거의 다 끝난 시점까지 끌어온 점을 볼때 정부가 택시 지원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도내 택시업계는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받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고 9월 정기국회에서 택시 대중교통법안이 재의결되는 것을 목표로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지자체 입장

감차를 담당하는 도내 자치단체들은 감차 재원을 마련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의견은 ‘감차’다. 감차가 이루어져 과잉공급이 해결돼야 침체된 택시업계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차보상금에는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1300만원이면 충분하니 감차에 응하라”는 정부와 “실 거래가를 달라”는 업계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보인다.

지난 2011년 택시 지역별 총량 개선지침에 따라 강원도는 2014년까지 430여대를 감차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의 총량을 조사한 지역 가운데 증차지역으로 조사된 곳은 춘천시(29대) 한 곳이었으며 강릉시 150대, 동해시 111대, 태백시 68대, 속초시 72대, 삼척시 33대, 정선군 11대, 화천군 18대 등 모두 462대를 감차해야 한다.

그러나 2014년을 6개월 앞둔 현재 감차한 택시는 모두 50대에 불과하다. 도는 감차를 서두르기 위해 올해 4월 각 시·군에 ‘2013년도 택시감차 보상사업 시행지침’을 전달, 감차에 나서기로 했다.

국토부 지침에 따라 택시 한대당 감차 보상금을 1300만원으로 책정했으며 이 중 30％인 390만원은 정부가, 나머지 70％인 910만원은 지자체에서 부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는 6월말까지 택시 감차 희망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6월 28일 감차 희망자 모집결과 150대를 감차해야 하는 강릉에서 50대의 감차를 희망했을 뿐 대규모 감차가 결정된 동해와 태백 속초 등의 감차신청은 없었다. 특히 동해시의 경우 정부에서 정한 1300만원으로 감차를 추진하려 했지만 실 거래가를 주장한 택시업계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감차계획을 접어야 했다.

동해시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정한 지침대로 감차를 추진하려 했지만 업계의 반발이 너무 심해 감차가 불가능했다”며 “감차목표인 100대 이상을 감차하려면 20억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이에 따른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도내 법인택시 감차의 경우 대당 2500만원의 보상이 이루어졌을 때 가능했다. 지난 2007년과 2008년 2012년 등 대규모 감차가 이루어졌을 당시 2500만원의 실 거래가를 지급했다.

이처럼 정부 보조금 390만원을 제하더라도 지자체는 대당 2000만원 이상의 감차보상금을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시세대로 보상해 주지 않는다면 사업주들이 감차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당 2000만원이 넘는 감차금액은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강원도의 자치단체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이번에 50대를 감차하기로 한 강릉시도 감차보상금 책정을 두고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감차보상금 수준인 2500만원 선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강릉시는 50대에 대한 감차비용으로 13억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개인택시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개인택시의 경우 도내 거래가가 8000만원 내외에서 형성돼 정부가 제시한 1300만원의 감차보상금을 받고 감차를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중앙정부에서 감차를 추진하라고 하지만 감차보상금액을 터무니 없게 낮게 책정해 일선 지자체들이 재원을 마련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며 “감차를 추진하려면 실제 감차비용을 줘야 하는데 390만원 이외에 나머지 금액은 지자체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감차가 원활하게 추진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형연 sunj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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