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기사본문>
서울 택시들입니다. 

참 많죠. 서울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데요.

서울의 택시는 2013년 3월 기준으로 7만 여대 이상입니다. 

이미 2000년 초반부터 포화상태라는 것이 전문가와 현장의 의견인데요. 

경쟁은 심해졌고 택시 요금은 지난 4년동안 동결돼 택시 운수 종사자의 처우는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택시 기사분은 40년 경력자인데. 

하루 꼬박 10시간을 일해서 한달에 얼마를 벌까요. 

김용수 / 택시 기사
180 ~ 200만 원 정도 법니다. 집에서는 난리입니다. 
돈 좀 더 벌어오라고….

상상 이상으로 열악한데요. 서울시가 이런 택시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택시비 인상안을 꺼내들었습니다. 

당장 다음달 올릴 계획인데요. 이도 쉽지 않습니다. 회사에 속한 택시 기사의 사납급 문제 때문인데요.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

다음 달부터 택시비가 오릅니다. 
서울시는 3가지 안을 검토 후 최종안을 선택한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700원에서 최소 500원이 오르고, 시계외요금 부활과 심야요금 시간대  조정도 논의 중입니다. 

택시비 인상을 강행한 배경은 택시비가 4년 동안 동결됐고 택시회사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현장음 - 윤준병 /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그동안에 유류비 인상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해서 이번에 요금 인상안에 반영했고요.

택시비 인상에 대해 시민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올릴 때 가 됐다는 의견과

인터뷰 -  시민
버스 요금이 비싸니까. 웬만하면 택시를 많이 타거든요.
4명이 타면 버스보다 더 싸더라고…그래서 택시를 많이 
타지요. 그러니 택시 요금 얼마라도 올려주는 것은 괜찮죠. 

올려도 너무 올린다는 의견입니다. 

인터뷰 - 시민
300원에서 400원까지는 괜찮은데…제 생각인데 
500, 600원은 조금 과하지 않느냐…. 

택시 기사들도 인상에 모두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개인택시의 경우는 큰 탈이 없지만,

법인 택시 즉 회사에 속한 택시 운전사의 경우 우리가 흔히 사납금이라고 부르는 일일 납부금액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담이 커진다는 이윱니다.

인터뷰 - 법인택시기사
회사에서는 일방적으로 요금 올랐으니까 일일 납부금액이 
10만 원인데 12만 원을 넣으라 하면 우리에게 굉장히 불리하죠.

실제로 택시비 인상과 더불어 일일 납부금액이 기존 10만 5천 원에서 13만 원으로 2만 5천 원이나 오릅니다. 

녹취 - 서울시관계자 /
(오르는 금액이) 2만 5천 원 선으로 알고 있어요. 
(질문/노랑/:현재 10만 원 좀 넘나요?) 지금 10만 5천 원….
(질문/노랑/:10만 5천 원인데 13만 원 정도가 되겠네요?) 
네 13만 원 정도가 되죠.

이렇게 되면 법인 택시 운전자는 요금인상에 대한 혜택보다는 부담감이 커진다는 겁니다.

서울시도 택시비 인상에서 이 부분을 가장 우려합니다. 

그래서 대책으로 사업자가 운전자에게 제공하는 기름을 현행 25리터에서 10리터 인상한 35리터로 늘리고 기본급도 30만 원 올리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 박기열 / 서울시의원
기본급이 120만 원 됐던 것을 150만 원 정도에서 순수한
기본급만 30만 원 정도 인상이 되는…그래서 유류 지원비
까지 합치면 30~40만 원 정도 인상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실제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

앞서 보신 것처럼 서울시도 사납금이라고 불리는 일일납부금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 합의를 이끄는 등 중재에 나섰습니다. 대책도 내놓은 것 같고요. 그러나 회사가 차후 조용히 납부금액을 올려버리면 그동안의 수고는 무의미해집니다.

택시 요금 인상은 서민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텐데요. 시는 시민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택시 혁신안이라는 것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시가 내놓은 정책과 현장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어 혁신안이 제대로 이뤄질지 걱정입니다. 

 ----------------------

서울시가 택시비 인상을 추진하면서 우선 하겠다는 것이 서비스 개선 등 택시 혁신입니다. 

택시비 인상으로 인한 시민 부담을 서비스 개선 등으로 완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 - 윤준병 /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이번 요금 인상과 더불어 서울 택시의 서비스 개선을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 시행할 계획입니다.

<택시 승차 거부>

서울시는 먼저 택시 운전기사의 승차거부를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 - 이수경 / 대학생
아르바이트를 가려고 (택시를) 잡았는데, 무시하고 그냥
가시더라고요. 기분 나빴죠.

반면 서울 택시 기사들은 억울하다는 견해, 

경기도권 택시 기사가 서울에 와 경기도 갈 사람을 골라태우는 것을 승차거부로 오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인터뷰 - 김용수 / 모범택시 운전자
문제는 서울에 승차거부를 하는 강남역이라든지를 가보면 승차거부 
하는 택시들이 99%가 경기도 택시입니다. 인천이라든지 경기도….

서울시도 경기도권 택시의 승차 거부가 많다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택시 승차거부도 120 다산콜센터와 단속 건수 등을 종합하면 연 5천 건 이상 된다며 반드시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서울시관계자 / 
그분들 하시는 말씀 맞아요. 경기도 택시가 상당 부분 
(승차거부를)많이 하는데, 서울시 택시가 승차 거부하는 
것으로 오인하는 것도 맞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택시가 승차 거부하는 것도 매우 많습니다.

<택시 불법 주차>

택시 불법 주차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납니다. 

하지만 이 문제에서도 택시 기사들은 볼멘소리를 합니다. 

LPG값 상승으로 일정 장소에서 대기해 손님을 태우는 택시가 늘어나고 있는데 서울시는 승차장은 늘리지 않고 오히려 단속만 강화한다는 겁니다. 

인터뷰 - 김종복 / 택시 운전자
택시들이 줄 서서 기다릴 수 있게 그런 자리를 만들어
놓고 단속을 해야 하는데 전혀 그런 자리가 없단 말이죠.

서울시는 이 주장을 잘못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택시 기사 편의를 위해서만 도로를 따로 배정할 수 없다며 자기편의주의적 사고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서울시관계자 / 
자기가 편하겠다고 하는 것이고, 사실 도로는 다중이 
사용하는 거잖아요. 그분들을 위해서 만약에 택시 승차대나 
정류장을 설치해 준다 하면 그 비용 부담을 누가 합니까.

<의식 변화>

택시 기사도 서비스가 좋아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시민의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택시 기사를 갑을 관계로 바라보는 시선을 버리고 같은 서울 시민으로 봐달라는 겁니다. 

인터뷰 - 채상목 / 개인택시 운전자
서비스라는 것은 다른 것이 없습니다. 청결이라든가 친절도
이런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길이고요. 승객도 보통 
택시 기사를 쉽게만 생각하는 승객들이 있습니다. 그런 스트레스를 
없앨 수 있도록 서로가 양보하고 협조하는….

택시요금 인상에 앞서 서비스 개선 등 택시 혁신을 하겠다는 행정당국,

개선안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속내를 내비친 택시 종사자,

정책과 현장의 목소리가 엇갈리면서 

서울시가 주장하는 실질적인 택시 혁신이 이뤄질지 아니면 말뿐인 홍보용 정책으로 남을지 주목됩니다. 

-----------------------

택시비 인상의 가장 큰 핵심은 열악했던 택시 기사의 처우 개선입니다. 

하지만 요금 인상으로 기사들의 생계가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되고 

서비스 개선은 고사하고 물가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인상안 확정까지 남은 기간, 서울시의 고민이 깊어 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