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누가 택시 타나요…”
이용요금인상에 승객급감
사납금 올라 기사들도 한숨
중고생·직장인도 이용 외면

 
‘택시기사도 택시 타기가 겁난다’

이같은 자조 섞인 말이 있을 정도로 충북 청주지역 택시기사들이 극심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이들 택시기사들은 추석연휴기간에도 사납금 채우기에 바빠 당일 외엔 쉴 엄두조차 못낸다.

9일 청주지역 법인택시회사 운전사들에 따르면 올해 초 택시요금이 오르면서 덩달아 사납금도 인상되면서 승객이 뚝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월초 충북도는 택시기본요금을 2200원에서 19.5% 인상한 2800원으로 올렸다. 거리요금은 150m당 100원에서 143m당 100원, 36초당 가산되던 요금은 34초당 100원으로 올렸다.

이처럼 인상된 요금에 야간 할증요금까지 소비자들에게 가중되면서 청주지역 웬만한 시내 구간은 왕복요금이 1만원 안팎의 대리운전비를 넘어서면서 승객 일탈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심지어 택시 기사들은 등·하굣길 삼삼오오 돈을 모아 택시를 잡아 타던 학생들조차 찾아보기 힘들다고 하소연이다. 택시요금이 오르기 전에는 초등학생 5명이 시내버스 요금(현금가 550원)을 합치면 2750원이 돼 택시기본요금 2200원을 내고도 남았지만 요금인상 뒤에는 기본요금(2800원)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중·고생들도 마찬가지로 택시 기본요금이 오르기 전에는 5명이 시내버스 요금(현금가 900원)을 합쳐 시내 어디든지 왕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4500원 갖고는 왕복요금(5600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택시이용을 외면하고 있다.

요즘 인터넷에서 떠 도는 40가지 절약비법도 한 몫 한다. 초보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 비법 17번째는 ‘버스카드를 구입하고 택시비를 아껴라’며 택시 이용을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이처럼 승객이 줄어 든 상황에서 청주지역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인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올초 영진교통이 혼자 타는 택시기사(일명 독고바리)의 사납금을 13만원에서 14만원으로 1만원 인상한데 이어 속리택시와 진성택시도 사납금을 9000∼1만원(7.14∼10%) 올렸다.

신화택시도 다음 달 비슷한 수준에서 사납금 인상을 추진하는 등 나머지 택시회사도 올 하반기까지 점차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청주지역 21개 택시회사의 경우 연료비를 얼마만큼 회사에서 제공하느냐에 따라 택시기사가 회사에 입금하는 사납금이 7만 7000원~15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신화택시 한 기사는 “택시기사 조차도 청주시내 웬만한 거리는 왕복요금이 1만원을 훌쩍 넘게 나와 택시 이용을 꺼리고 있다”며 “택시요금 인상은 사주만 배불리고 기사들은 이래저래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