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3/09/25

ㆍ조회: 1709

대전시에서 전기택시 타보니 LPG보다 80% 저렴

대전시에서 1시간 타보니…

전기車 택시, 속도 걱정했지만 110㎞(고속도로에서) 너끈

… 짧은 주행거리는 아쉬워

엔진 특유의 소리없어 조용한 주행 가능… 평지선 가솔린차보다 빠르게 나가는 느낌
200㎞ 운행에 전기요금 5천원이면 충분… LPG 택시보다 연료비 80%이상 저렴해
하지만 한 번 충전으로 135㎞밖에 못 가… 하루에 2~3번 충전해야 하는 불편 있어

"LPG(액화석유가스) 택시와 비교하면 연료비가 반의반도 안돼요."

보름째 전기차 택시를 모는 대전 보성택시 이광수(49)씨는 전기차 택시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저렴한 연료비를 꼽았다. 하루 200㎞를 운행할 때 전기차 택시는 약 50㎾h(전력량 단위)의 전기를 소비한다. 이를 충전하는 데 들어가는 전기요금은 약 5000원 정도면 충분하다. 같은 거리를 LPG 택시로 영업하면 3만5000원어치(LPG 보조금 반영)의 연료를 주유해야 한다. 전기차가 80% 이상 저렴한 셈이다.

이달 초 르노삼성자동차는 순수 전기차 'SM3 Z.E.'를 대전 시내 택시 업체 3곳에 1대씩 공급했다. 전기차가 일선 택시 회사에서 영업용으로 이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시는 5개월간 전기차 택시를 시범 운영하고 내년부터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자는 대전역에서 이씨의 전기차 택시를 잡아타고 1시간 정도 시내를 돌아봤다.

▲ 대전 보성택시 소속 이광수씨가 전기차 택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있다. / 대전=안석현 기자

◇전기차, 눈보다 등이 먼저 알아본다

"판암동으로 가주세요."

승차에 앞서 양해를 구한 뒤 택시 안팎을 구석구석 살펴봤다. 현재 대전 시내서 운행 중인 전기차 택시는 겉에서 보기에 일반 택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차 문짝에 전기차라는 뜻의 '100% Electric' 표시를 제외하면 기존 준중형 세단 'SM3'와 똑같다. 그러나 막상 승객으로 뒷좌석에 앉아 보니 눈이 아닌 등을 통해 일반 자동차와의 차이를 알게 됐다. 우선 전기차 택시는 엔진 특유의 덜덜거림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엔진 소리 역시 들리지 않는다. 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로 바퀴를 굴리다 보니 "위잉-" 하는 소리만 들릴 듯 말 듯 실내로 전해졌다. 전기모터의 힘이 부족하지는 않을까. 전기차 택시의 최고속도는 시속 135㎞다. 고속도로에서도 속도 제한 한계인 시속 110㎞까지는 너끈히 끌어올릴 수 있다. 이씨는 "가파른 언덕길에서도 힘이 모자란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평지에서 오히려 일반 가솔린차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원상 가속 성능은 SM3 Z.E.가 기존 SM3 휘발유 모델보다 뛰어나다. 가속도와 관계있는 최대토크는 SM3 전기차가 23㎏·m, 휘발유를 쓰는 SM3가 16.1㎏·m다.

◇짧은 주행거리…하루 3번 충전

짧은 주행거리와 부족한 충전 시설은 문제다. SM3 Z.E.의 경우 한 번 충전으로 135㎞ 정도 달린다. 충전 시설이 대전 시내에 3곳밖에 없는 탓에 주행 가능 거리가 30㎞ 정도 남으면 회사로 돌아가 미리 충전해야 한다. 매일 250~300㎞ 정도 운행하는 이씨는 하루 2~3번 정도 충전을 위해 회사로 돌아갔다. 최대 주행 거리가 짧다 보니 시외로 가는 승객은 거의 태울 수 없다. 인근 세종시만 해도 왕복 거리가 70㎞ 정도 나오는데, 자칫하면 돌아오는 길에 차가 멈춰 설 수도 있다. 이씨는 "한 번 충전해 최소 250㎞ 정도는 달릴 수 있어야 시외 운행도 하고 충전 대기 시간에 따르는 손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준중형 택시라는 점에서 뒷좌석의 좁은 공간도 단점이다. 현재 택시 업계 주력 차급인 중형 세단(쏘나타·K5·SM5 등)과 비교하면 뒷좌석 무릎 공간이 비좁았다. 이씨는 "손님 중 일부는 뒷좌석이 좁다며 불편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 전기차 택시 충전기에 차량 식별 카드를 인식시키고 있는 모습. / 대전= 안석현 기자

◇100년째 '유망주' 전기차, 이번에는?

우리는 전기차 보급이 걸음마 수준이지만 해외에서는 전기차 택시의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한 지 무려 100년이 넘었다.

미국 뉴욕시는 1897년, 우리보다 120여년 앞서 전기차 택시 사업성을 시험했다. 당시 '전기마차왜건회사'라는 전기차 전문업체도 생겨날 정도였다. 1920년대 이후 휘발유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잦아들었으나, 최근 유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다시 전기차 도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뉴욕시는 올 4월에도 닛산 전기차 '리프'를 택시로 활용하기 위한 시범 사업에 착수했다. 6대의 리프를 택시 업체에 제공하고, 실제 택시 영업에 사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 중이다. 뉴욕시는 2020년까지 시내 택시의 3분의 1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장기 계획을 수립했다.

중국 역시 정부 주도로 2011년부터 베이징(北京)과 선전(深�) 등에서 전기차 택시 사업을 추진해왔다. 선전에는 BYD사(社)의 전기차 'E6' 택시 300대, 베이징에는 중국 푸톈의 전기차 택시 50대가 운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1000억 위안, 우리 돈 17조7000억원을 들여 전기차를 500만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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