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세 감면 택시기사 혜택 ‘쥐꼬리’ 

제대로 지급 회사 적어… 처우개선 취지 무색

 [2009년 07월 15일(수) 강원도민일보 이호] 

박봉에 시달리는 택시기사들을 돕기 위해 정부가 지난 1995년부터 택시회사에 부가가치세를 깎아주고 이 돈을 기사가 갖도록 했지만 정작 기사들에게는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4일 도내 택시기사들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전국민주택시노조가 개최한 집회에서 택시기사 조경식 씨가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쓰라고 깎아준 택시회사들의 부가가치세 경감액이 기사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분신한 것을 계기로 정부는 이듬해부터 부가세 경감액을 기사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택시회사에 지침을 내렸다.

또 지난해말 국회는 경기불황을 감안해 올해부터 부가세 경감률을 종전의 50％에서 90％로 대폭 올려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택시기사들은 매월 10만원 안팎의 부가세 경감액을 월급과 함께 받아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지급하는 회사는 드물다는 게 기사들의 지적이다.

도내 법인택시 기사들은 “회사가 어떻게 지급금액을 산정했는지 알 수가 없어 기사들의 불만이 심하다”고 주장했다.

1분기에 16만원을 받은 춘천의 한 택시기사 A씨는 “지난해까지 50% 감면액에 대해 분기별로 주면서 절반인 25%는 복리후생에 쓴다고 주지 않았다”며 “올해 정부가 90%까지 인상했지만 회사측은 아직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택시회사는 올해부터 90%로 인상되자 일부는 현금으로, 일부는 회사 임의대로 상품권으로 바꿔 지급하고 있다.

택시기사 B씨는 “회사가 굳이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이유는 상품권 가게에서 대량으로 상품권을 사면 정상가보다 할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만큼의 손익을 회사측이 차지하는 대신 기사들은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자체는 “지침이 애매하다”며 관리감독이나 단속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어, 지금까지 택시 부가세 감면과 관련, 부정사용 등으로 도내에서 단속된 사례는 2건 2380만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