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한 택시 운수회사에서 나타난 택시기사와 사측 간 갈등은 '택시요금 인상'이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다시 한 번 의문을 던지고 있다. (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3. 10. 14 '사납금 인상' 놓고 택시기사-운수社 갈등)

발단이 된 '사납금 인상' 문제가 택시요금 인상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

대전시는 올해 초 택시요금을 21.7% 인상했다. 기본요금은 2,300원에서 2,800원으로 올랐다.

"지속적인 고유가로 택시업계 부담이 늘고 있어 요금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 대전시의 설명. 하지만 당시 택시기사들의 반응은 마뜩치가 않았다.

한 택시기사는 "보나마나 회사에 내는 사납금만 오르고 기사들에게 도움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기사들의 이 같은 걱정은 이번 택시기사-운수회사 간 갈등으로 '현실'이 됐다.

회사는 택시요금이 오른 뒤 기존보다 5,000원 오른 하루 8만5,000원의 사납금을 소속 택시기사들에게 요구했다. 신차를 배정받은 기사의 경우 3,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회사 운영상의 이유도 있지만 '형평성' 문제도 크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해당 회사 관계자는 "대전지역 대부분이 인상한 상황에서 누구는 올리고 누구는 안올리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기사들은 낮은 기본급은 그대로 두고 사납금만 올리는 것은 문제라며 반발했다. 요금이 오른 만큼 수익금으로 충당하면 된다고 하지만, 손님도 줄고 사실상 손해를 볼 때가 더 많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의견차는 큰 갈등으로 이어졌고 배차중단과 고소고발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진 상태다.

기사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서비스 향상의 '해결책'으로 늘 제시됐던 택시요금 인상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택시요금을 인상한 서울 등 타 지역에서도 지속적인 논란과 함께 다른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그 중 하나가 꾸준히 추진되고 있는 택시 전액관리제. 일종의 '월급제' 개념으로, 회사는 기사들에게 운송 수익금 전액을 받고 이를 월급으로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법적 효력을 지니고 있지만 대부분 회사가 관행적으로 사납금 제도를 운영하면서 외면 받고 있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고 과속 운행과 승차거부 등의 불법 행위 등이 근절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만, '이상적'이라는 비판도 높다. "택시를 열심히 운행하지 않아도 수입이 생기는 만큼 기사들의 근무태만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절충안으로 '성과급제' 등이 제시되기도 한다.

인근 충북 청주를 비롯해 서울 등 일부 지자체에서 이 같은 논의가 지속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는 이를 여전히 처우 개선의 관점보다는 '노사 문제'로만 바라보면서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