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4/01/16

ㆍ조회: 2501

(기호일보) 요금인상 한달 인천택시 서비스진단

도심만 ‘뱅뱅’… “주택가·외곽선 택시잡기 힘들다” 푸념

[기획] 요금인상 한 달… 인천택시 서비스 진단

2014년 01월 14일 (화) 지면보기 | 18면

정회진 기자

jhj@kihoilbo.co.kr

인천에서 택시요금이 인상된 지 1개월이 지났다. 택시 회사들이 요금 인상을 전제로 약속했던 서비스 개선 방안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본보는 새해 들어 승차 거부와 부당요금 근절, 안전운행 등과 같은 택시의 서비스 수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1.불법 주·정차
2.승객 안전은 뒷전
3.친절한(?) 택시

1.불법 주·정차
택시 요금은 올랐지만 불법 주정차 등 서비스 질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요금 인상으로 손님이 줄자 지하철역과 버스 정류장, 쇼핑센터 주변에만 택시가 몰려 오히려 예전보다 택시 잡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 13일 인천의 대표적 교통체증 구간인 남동구 관교동 인천터미널 네거리의 3차로를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길게 늘어선 불법 주정차 택시들이 점거하고 있어 우회전을 인천시청 방향으로우회전을 하려는 차량들과 뒤엉켜 심각한 교통혼잡을 일으키고 있다./최민규 기자

지난 12일 오후 1시께 인천시 남구 관교동의 인천터미널 버스 정류장은 버스와 택시 승객이 한데 뒤섞여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이곳은 평소에도 버스가 정차해야 할 정류장에 수십 대의 택시가 줄지어 점거하고 있어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도로 한복판까지 나가야 한다.

바로 근처 남동구 구월동 뉴코아아울렛 근처 버스 정류장은 버스베이(버스전용 정차공간)가 설치됐지만 택시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노선버스도 승객을 태우러 버스베이로 들어갈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바깥 차선에 택시가 정차하고 있어 빠져나오는 데만 몇 분이 걸리다 보니 도로 한가운데서 승객이 승하차하는 게 부지기수다. 이렇다 보니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오토바이나 다른 차량들로 인한 사고 위험은 물론, 장시간 시동을 켜놓으며 도심 공해의 주범이 되고 있다.

택시기사 이모(62)씨는 “비싼 유류비에 요금까지 올라 손님을 태우려고 돌아다니는 것보다 사람이 붐비는 시장이나 마트에서 기다리는 게 훨씬 더 이득이다”라고 했다.
그는 또 “무인단속 CCTV가 있지만 이렇듯 줄지어 정차해 있으면 번호판이 가려져 단속에도 걸리지 않는다”며 관할 구청의 주정차 단속을 비웃었다.

택시 승객이 많은 주안역 앞도 별도의 택시 승강장이 있고 택시운송질서 집중단속 실시 관련 현수막도 곳곳에 게시돼 있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위 지하상가 출입로마다 택시들이 4~5대 이상 정차해 있어 주변 교통 체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반면 수십 대의 택시가 줄지어 승객들을 기다리고 있는 도심과는 달리 도심 외곽이나 주택가에는 택시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승객들은 분통을 터뜨리기 일쑤다.
주부 정지해(34)씨는 “택시 요금이 올라 전반적인 서비스가 나아질 거라고 기대했지만 주택가나 외곽 지역에는 택시가 없어 20~30분씩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처럼 택시요금 인상에도 일부 택시기사의 멋대로 주정차로 인해 서비스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13일 시에 따르면 불법 주정차 단속 대상은 차주를 포함해 한 장소에서 5분 이상 정차할 경우 불법 주정차로 간주해 과태료 4만 원을 부과한다. 지난해 현장 단속과 고정·이동식 CCTV를 통해 단속된 불법 주정차 건수는 모두 48만1천988건으로 전년(48만2천335건) 대비 347건 줄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 단속팀의 부과 권한은 차량 안에 사람이 타고 있으면 제외되는데다 CCTV는 0.1㎜라도 움직이면 단속이 안 돼 주차금지구역에 정차된 택시가 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현장단속반은 차 안에 사람이 있으면 이동 조치밖에 내릴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인천 남구청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민원이 자주 들어오지만 단속 권한이 없다 보니 이동조치를 해도 다시 돌아와 보면 또 택시들이 몰려와 있다”며 “올해부터는 ‘주차헬퍼’ 60명을 고용해 조를 나눠 고정 배치시켜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지만 단속 권한에 대한 법적 개정과 기사들의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납금 채우기에 ‘서비스 실종’… 도로엔 ‘난폭택시’ 종횡무진

[기획] 요금인상 한 달… 인천택시 서비스 진단

2014년 01월 15일 (수) 지면보기 | 18면

이인엽 기자

ditto@kihoilbo.co.kr

2.승객 안전은 뒷전
무리한 끼어들기에 불법 주정차,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불법 유턴까지 인천의 상당수 택시들이 여전히 승객 안전을 등한시 하고 있다. 서비스 개선을 전제로 인천지역 일반택시 기본요금이 지난달 9일부터 3천 원으로 일제히 올랐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승객의 안전을 위해 택시운전자 옆 좌석에도 에어백 설치가 올해부터 의무화되지만 인천에는 운전석에도 에어백이 없는 택시가 태반이다.



	▲ 요금이 인상됐지만 인천지역 택시들의 서비스 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인천시 남구 관교동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최민규 기자

▶신호를 준수해 천천히 가는 것보다 먼 거리를 돌아가는 게 이득인 택시=요금은 올랐지만 택시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승객들은 서비스 만족도가 오히려 예전보다 못하다는 반응이다.

요금 인상으로 줄어든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과속과 불법 유턴, 신호 위반과 같은 난폭 운전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20년 넘게 택시를 몰았다는 한모(58)씨는 “진행방향 반대편에 승객을 태우려 기껏 유턴하면 이미 다른 차가 승객을 태워 가고 난 뒤”라며 “예전보다 승객이 줄다 보니 택시 간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택시의 이 같은 난폭 운전에는 시간과 거리로 나눠진 요금체계도 한몫한다는 분석이다. 인천지역 일반택시 요금체계를 보면 기본거리(2㎞)까지 3천 원의 기본요금이 부과되고, 나머지 시간(35초에 100원)과 거리(144m에 100원)를 계산한 미터기 요금이 추가된다.

신호 대기로 장시간 운행하는 것보다 좀 더 먼 거리를 빨리 운행하는 게 택시 수입 측면에서 훨씬 이득인 것이다.

직업상 택시를 많이 이용하는 직장인 주모(44)씨는 “낮 시간대 급한 일도 없는데 대부분의 기사분들이 신호에 자주 걸린다는 이유를 대며 과속으로 도심 외곽의 해안도로나 고속도로 쪽으로 돌아서 간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스페어’ 기사와 ‘깡통’ 택시=인천의 택시회사는 60곳. 이 회사들에 속한 택시만도 6천여 대에 달한다. 여기에 개인택시 9천여 대를 더하면 모두 1만5천여 대의 택시가 인천에서 운행 중이다.

문제는 이 택시들 중 상당수가 스페어 기사에 의해 운행된다는 것이다. 일종의 수습사원 개념의 스페어 기사는 자신에게 지급된 차량 없이 남는 택시 등을 운행한다.
이들은 어느 특정 회사에 속하지 않고 이 회사, 저 회사를 옮겨 다니며 3만 원 정도의 사납금만 내고 그날 택시기사에게 배차되고 남은 택시를 운행하기 때문에 소속감이나 책임감 등은 기대할 수 없다. 업계는 인천지역 택시 10대 중 1대는 이 같은 스페어 기사에 의해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의 한 택시회사 관계자도 “회사 측에서 볼 때는 잠시라도 노는 차가 있는 것보다는 스페어 기사를 통해 적은 사납금이라도 챙기는 게 이익”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승객을 위한 서비스나 안전보다 하루벌이를 위한 난폭 운전이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대부분의 택시가 ‘에어백’과 같은 승객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기본 사양의 ‘깡통 택시’여서 교통사고 발생 시 인명사고 발생비율이 높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택시에 의한 교통사고는 일반 차량보다 4~5배 높은 인명사고를 불러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는 올해부터 택시운수사업에 사용되는 자동차의 운전석과 그 옆 좌석에 에어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관련법을 신설했다. 그러나 오는 8월 7일부터 등록하는 택시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택시에는 에어백이 없다.

이 외에도 전세버스와 같이 택시도 승객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운전자에게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이를 고지하는 운전자나 지키는 승객은 별로 없어 보인다.

경찰은 올해부터 일반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택시에도 안전띠 미착용 단속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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