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시를 훔쳐 달아나고, 물놀이 공원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하는 등 미군이 잇따라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곧바로 경찰에 붙잡히기는 했지만,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 따라 조사는 뒤늦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택시 한 대가 서울 도심을 무섭게 달립니다.

곡예를 부리듯 아슬아슬하게 차선을 바꾸기도 합니다.

어둠 속 아찔한 질주는 결국 앞차와 부딪치고 나서야 중단됩니다.

택시를 운전한 사람은 다름 아닌 성남 비행단 소속 미군 병장!

택시기사가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몰래 차량을 훔친 겁니다.

미군 병장은 사고가 나자 차를 버리고 달아났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끝에 40여미터 떨어진 이곳에서 붙잡혔습니다.

차량을 훔친 C 병장은 당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김성환, 서울 논현 제1 치안센터 경장]
"체포하니 술 냄새가 많이 났고 격렬하게 손을 휘두르는 등 반항을 해서 바로 체포해 수갑을 채웠습니다."

앞서 같은 날 오전 한 물놀이 공원에서 발생한 성추행과 폭행사건.

사건에 연루된 미2사단 소속 미군 3명은 뒤늦게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묵묵부답.

[인터뷰:W 모 씨, 미 2사단 소속 준하사관]
(혐의를 인정하시나요?)
"......"

[인터뷰:신동수, 경기 용인 동부경찰서 형사과장]
"성추행 부분, 폭행당한 부분. 그 다음에 경찰관에 대한 공무집행 방해. 이 세 가지에 대해 조사를 마칠 예정입니다."

경찰 조사에서 이들은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의 마음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절도와 음주운전, 성추행에 폭행까지...

미군 범죄는 잇따르고 있지만, 변호사 동반 없이는 조사할 수 없다는 SOFA 규정에 묶여 수사가 제 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YTN 최아영입니다.

 

↑ 주한미군 우려 표명 / 사진=MBN

미2사단 "한국법 어긴 미군들 한국 기소 지지"

주한미군 2사단이 최근의 불미스런 미군 관련 사건에 대해 5일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토마스 밴댈 미2사단장은 "1만1천여명의 미2사단 장병 가운데 4명이 사단 전체의 평판과 역사에 불명예를 만들었다"며 "이들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2사단 장병은 한반도 내 어떤 곳에서라도 한국법과 미국 군법을 지켜야 한다"며 "한국법을 어긴 병사들의 한국 기소를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밴댈 사단장은 또 "장병의 개인적인 선택과 행동이 한미동맹 전체에 충격을 가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도록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성추행,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미2사단 소속 M(25) 준하사관 등 3명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30분께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에서 한 여직원의 몸을 만지고 또 다른 여직원의 손을 잡는 등 성적 모욕감을 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행패를 말리는 남자 직원들을 폭행하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얼굴에 침을 뱉고 주먹으로 때린 혐의도받고 있습니다.

같은 날 서울 강남경찰서는 운전기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택시를 훔친 혐의(차량절도 등)로 미2사단 소속 C 병장을 붙잡아 미군 헌병대에 넘겼습니다.

C병장은 지난달 31일 오전 1시 37분께 용산구 한남동 자동차 매장 앞에서 택시기사 A씨가 편의점에 들어간 틈을 타 A씨의 택시를 훔쳐타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