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발전법'의 핵심내용인 택시 자율감차 사업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지만 사업 추진을 주도한 국토교통부는 사실상 발을 빼면서 지자체와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관련 기사 CBS노컷뉴스 대전시 '택시 감차' 보상금 마련 막막)

턱없이 적은 정부 지원금에 감차 유도의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소극적인 대응으로 사업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택시발전법'과 관련해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택시 운전자와 사업자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확대"를 강조했다.

특히 '택시 감차'를 통한 택시 과잉공급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와 지자체 예산에 택시업계 자체 부담금 등을 보상을 위한 공동재원으로 조성해 감차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당시에도 재원 부족으로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연간 80억 원 규모의 법인택시 부가가치세 환급액을 감차재원으로 관리, 재원이 부족한 지역이 있으면 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은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역시 문제는 '감차보상금'.

개인택시의 경우 면허 실거래가가 8,000만 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반해 정부와 지자체 부담은 대당 1,300만 원꼴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1,300만 원 중에서도 정부 지원금은 390만 원에 불과하다.

국토부가 감차재원으로 약속했던 '법인택시 부가세 환급액 활용안' 역시 국회에 발이 묶인 상태.

각 지자체들도 가뜩이나 열악한 재정자립도에 복지정책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택시 감차를 위한 별도의 재원까지 마련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응이다.

정부 지원을 좀 더 늘려달라는 요청이지만 국토교통부는 선을 그었다.

국토부 택시산업팀 관계자는 "택시 감차는 업계에서 요구해서 하는 것이고, 사업 시행 주체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재원 마련은 택시업계와 지자체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제도적 틀만 마련해준 것이고 구체적인 사항은 지역별 택시감차위원회에서 내부적으로 조정할 부분"이라며 "우리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대전에서 처음으로 시와 업계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감차위원회는 '현실과 동떨어진 보상 규모'에 대한 개선 요구가 주를 이뤘지만, 국토부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업계는 택시발전법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택시 대중교통법'의 대체 성격으로 제시된 것이라는 점과, 택시 과잉 공급 책임에서 정부도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보다 성의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전지역 택시기사 박모(45) 씨는 "지금처럼 택시가 대책 없이 늘어난 데는 중앙·지방정부의 면허권 남발과 잘못된 정책의 영향도 큰데, 택시발전법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는 해놓고 한 대에 390만 원은 너무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성우 대전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정부가 관련법만 만들고 정작 실질적인 투자는 하지 않고 사업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국토부는 택시발전법 발표 당시 "대표적 사회갈등을 협업으로 풀었다"며 자화자찬했지만 이후 보인 모습은 그와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