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4/11/25

ㆍ조회: 2021

[시각] 택시업계가 살아남을 길

김홍길 사회부 차장 what@sed.co.kr

굉장히 힘든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선거에서 누굴 뽑을 것인지보다 더 어려운 결정이 될 수 있다. 바로 우버택시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택시를 살릴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다.

우버 서비스가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기가 무섭게 전국 택시들이 들고일어섰다. 대중교통 발달로 가뜩이나 승객이 줄어든 마당에 우버까지 나서 영업을 하니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택시업계의 요구대로 우버 서비스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발 빠르게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영세 택시산업을 외국계 자본인 우버로부터 보호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반면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우버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없는 사람도 '편리하고 친절하다는데 왜 택시와 정부가 저렇게 과민 반응할까'라며 의아해한다. 불편하기 그지없는 국내 택시를 계속해서 참고만 있으라는 것이냐는 일부 볼멘소리도 들린다. 다른 산업영역 같으면 한목소리로 외국 자본의 잠식을 경계했겠지만 택시의 경우는 전혀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런 결과도 따지고 보면 택시업계가 자초한 것이다. 특히 심야에 승객들을 '호갱(호구+고객)' 취급하며 골라 태우는 재미에 서비스 개선은 뒷전이던 택시업계의 잘못이 크다. 심야 승차거부와 불친절이 택시의 대명사로 굳어 있는 게 좋은 예다. 여기다 각종 범죄에는 늘 택시가 등장한다.

이렇다 보니 택시업계가 위기라고 해도 동정여론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글로벌 무한 서비스 경쟁시대에 택시업계만 보호해달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자기 밥그릇만 챙기기 위해 생떼를 쓰는 것처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국내서 우버 서비스를 그대로 내버려두면 고급 택시시장은 완전히 외국 자본에 뺏길 게 뻔하다. 국내 택시요금은 기본요금 3,000원에 거리와 시간을 병합해 계산되는데 우버는 요금체계를 훨씬 다양화해 단계별 고급 수요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이렇게 되면 돈 되는 고급 승객은 우버가, 돈이 안되는 기본요금 3,000원 거리의 승객들은 국내 택시들이 실어나르게 된다. 기본요금 3,000원으로는 업체의 이해타산이 맞지 않고 이 요금으로 택시기사에 고급 서비스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결국 택시기사는 사납금 채우기도 어렵고 택시업체는 경영난으로 속속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된다. 택시는 씨가 마르고 대신 렌터카나 일반 승용차가 우버 서비스를 이용해 택시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빈말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버와 제대로 된 서비스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요금 3,000원이라는 요금체계를 벗어나 중급·고급 서비스의 경우 요금을 달리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국내 택시들도 요금변화에 맞게 다양한 서비스 개발이 이뤄져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요금체계 개편은 전반적인 요금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시민들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이다. '호갱' 취급을 받던 시민들이 택시업계의 명줄을 쥔 상황이다. 이제 택시업계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 다가오는 연말이 첫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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