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5/03/11

ㆍ조회: 1817

부정확한 언론보도에 택시만 뭇매

“부정확한 언론보도에 택시만 뭇매”‘

구토 시 최대 15만원’…강제력 없어 실랑이만

기사들, “살균소독해도 냄새나…하루영업 공쳐”

지난달부터 택시에서 구토를 한 승객에게 배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지만 실효성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배상금을 요구하는 택시기사와 이를 거부하는 승객이 실랑이 끝에 줄줄이 파출소를 찾아가지만 해결점을 못 찾아 서울시와 노동조합에 민원만 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승객이 택시 내에서 구토 등 차량오염 행위를 할 경우 세차비 및 영업손실비용 명목으로 승객에게 배상금을 최대 15만원까지 요구할 수 있도록 서울특별시 택시운송사업 운송약관을 변경·승인했다. 이는 그동안 업계가 제기해온 요구를 받아들인 것으로, 택시업계는 취객의 구토로 인한 영업상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당 약관의 변경을 시에 요구해 왔다.
문제는 대책 차원에서 마련된 이 같은 약관 변경이 법적 강제력이 없다는 데 있다. 서울시 택시물류과 관계자는 “변경된 약관은 (택시)사업자가 서울시에 일정 규정하에 영업을 하겠다고 신고하는 일종의 표준계약서이기 때문에 법과 같이 승객에게 강제적으로 벌금·과태료·과징금 등을 물릴 수는 없다”며 “약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 적절한 배상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민사소송으로 가는 수밖에 없고, 소송결과는 약관에 우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택시기사와 승객 간 오해를 부추긴 데는 일부 언론매체의 무분별한 보도행태가 한몫했다. 실제 시가 택시운송사업 약관을 변경·승인한 이후 이를 다룬 대부분의 매체는 홍보를 위한 보도자료를 여과 없이 인용해 ‘구토 시 최대 15만원 배상금’을 규정한 약관 변경이 마치 현행법 개정으로 당장 처벌을 받게 되는 것처럼 앞 다퉈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 관계자는 “매체 보도가 있었던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해당 사안을 두고 승객과의 분쟁문제로 문의전화를 걸어오는 조합원들이 늘고 있다”며 “강제성이 없는 약관 변경과 이에 대한 부정확한 보도로 인해 정작 택시(기사)는 배상을 받지도 못하면서 애꿎게 시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만 받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뿐 아니라 다수 매체가 시민의 편을 들어 ‘최대 15만원 배상금’이 지나친 액수라는 점을 부각하는 데 대해 다수 택시기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최대금액인 15만원을 배상받는다고 해도 구토로 인한 손실을 매우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약관상 상한으로 정해진 ‘15만원 배상금’은 일반적으로 택시 하루 수입에 해당하는 액수로, 애초 개인택시업계가 요구한 30만원이나 법인택시업계가 요구한 20만원 수준보다 낮은 선이다.
개인택시 심야조로 운행하며 월 1~2회 취객의 구토를 겪는다는 A씨(여자)는 “세차장에 가면 2만5000원 생돈을 지불해야 하고 내부세차하는 데만도 2~3시간이 걸린다”면서 “구토물은 살균·소독을 해도 그 냄새가 하루 이상 가기 때문에 다른 손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고 싫은 소리도 듣기 싫어 그런 날은 보통 영업을 접는다”고 말했다.
또한 매일 회사에 사납금을 입금해야 하는 법인택시의 경우 그 피해가 더욱 큰 상황이다. 강남에서 법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B씨는 “새벽에 운행할 때는 월 1회 정도 구토 승객을 만나는데, 세차장에 가면 많게는 10만원까지 부르는 게 값이라 피해가 막심하다”며 “그래서 그런 피해를 보지 않으려고 심야시간에는 아예 유흥가 밀집지역은 피해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약관 변경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구토 피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 택시업계는 현재 기업 협찬의 위생봉지 비치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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