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 6천여대 중 올해 320대 계획

건교委 “신중을” 예산 전액 삭감

12일 예결委 최종 결정 땐 무산
 
과잉 운행되고 있는 대구지역 택시를 줄이기 위한 사업이 출발도 하기 전에 벽에 부딪히게 됐다. 추가경정 예산으로 편성된 대구시의 택시 감차 예산 전액이 시의회에서 삭감됐기 때문이다.

대구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지난 4일 대구시의 추경에 대한 예비 심사에서 택시 감차 예산 27억1천200만원을 삭감했다.

시의회 건교위는 예산 삭감 이유로 우선 시내버스 준공영제 개혁 등 당면한 대중교통 문제가 산적해 있어 신중한 검토를 거쳐 택시 감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대구시의 재정 형평상, 당장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택시 감차를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시의회 건교위는 “운행을 하지 않으면서 면허는 반납하지 않은 휴지 택시와 운행 중인 차량을 구분없이 감차를 시행하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어렵다. 사업주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감차 사업이 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택시 감차 사업은 과잉 공급 상태인 택시 수를 업계 자율로 줄여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택시 기사의 처우도 개선하자는 취지로 추진된다. 대전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 3월까지 감차 시범 사업을 시행했고, 오는 7월부터 전국 지자체로 사업이 확대될 예정이다.

당초 대구시는 올해 택시 320대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그 비용을 국비 12억4천여만원을 포함해 모두 41억6천만원으로 잡았다. 정부가 책정한 감차보상비는 대당 1천300만원으로, 이 중 정부(국비)가 30%, 자치단체가 70%를 부담해야 한다. 대구시는 이 사업비로 당초 본예산에 2억원을 편성했으며, 나머지는 이번 추경에 반영했다.

하지만 택시 감차 사업 추경이 시의회에서 삭감되면서, 사업 추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시비 매칭 사업 특성상 시비가 확보되지 않을 경우 국비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에는 택시 1만7천여대가 등록돼 있으며, 이 가운데 6천123대가 초과 공급된 것으로 대구시는 보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오는 12일 예정된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추경에 택시 감차 예산이 최종 편성되지 않으면 올해 택시 감차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