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5/08/25

ㆍ조회: 1487

서울시, 택시 최고속도 110km 제한·고령운전자 규제 추진

서울택시 최고속도 110km 제한·고령운전자 규제 추진

속도제한장치 장착 의무화 추진..행정편의주의 발상 지적도
65세 이상 고령기사 3년 주기 운전적성검사 도입도 검토

[이데일리 유재희 한정선 기자] .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사는 직장인 김선민(42·가명)씨는 회사 후배 부친상을 챙기기 위해 인천의 한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가 새벽께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아찔한 경험을 했다. 김씨가 후배의 승용차에 동승해 한시간 가량 걸린 거리를 택시는 불과 20여분만에 돌파했다. 택시는 시속 150~160Km를 넘나들며 곡예운전을 했다.

서울시가 택시의 과속·난폭 운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속도제한장치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고령의 택시기사들에 대해 일정기간마다 운전 적성시험을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속도제한장치 장착 의무화 △고령 운전자 자격유지검사 시행 △운행 전 음주측정 시행 등을 골자로 한 택시안전대책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다.

서울시가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속도제한장치 장착 의무화다. 현행 ‘자동차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총중량이 3.5t을 초과하는 화물차·특수 차량과 11인승 이상 승합차·버스는 속도제한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한다. 속도제한장치가 장착된 차량은 각각 시속 90km, 110km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한다. 정부는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줄이고 연비 향상을 목적으로 도입·시행했다. 시는 속도제한장치 장착 대상을 택시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이같은 강수를 꺼내는 이유는 택시사고율이 12.3%(2014년도 기준)로 일반 차량(1.3%)에 비해 10배나 높게 나타나는 등 택시가 교통안전을 위협한다는 주범 중 하나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강제적인 택시 속도 제한이 실효성 떨어지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속차량에 대한 단속 및 행정지도를 강화하는 대신 손쉽게 속도제한장치를 장착해 과속택시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3년 8월 이후 생산·판매되는 승합차와 3.5t 이상 화물·특수차에는 속도 제한 장치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하지만, 불법 개조 등으로 이를 제거하는 경우가 많아 유명무실해진 상황이다.

서울시는 또 65세 이상 고령 택시 운전자를 대상으로 3년마다 운전적성(자격유지) 정밀검사를 시행하고, 개인택시 면허 양수조건에 연령제한을 추가하는 등의 방안도 추진한다. 시력 및 인지 능력 등 신체능력이 저하된 고령의 택시 기사들이 늘어나면서 심야시간대 대형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지는 데 따른 조치다.

지난 1월 기준 서울시내 택시기사 8만 7000여명(개인 4만 9000여명, 법인 3만 8000여명) 중 65세 이상 운전자는 1만 9000여명으로 고령 기사 비율이 20%를 넘어섰다. 70세 이상 택시 기사는 7100여명, 80세 이상도 90여명이나 된다. 작년 말 국토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 내년부터 65세 이상 버스운전자에게 자격유지 검사제도를 시행키로 했지만, 택시 기사의 경우 개인택시 업계의 반발로 시행이 유보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의 공약사항인 거북이 택시 도입을 검토했으나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택시 안전을 강화하는 것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 이 같은 방안을 마련·추진하게 됐다”며 “현재 국토부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택시 속도 제한은 심야 고속도로 주행 시와 같이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어 고민 중”이라며 “고령 택시 기사 대상 정밀 검사 또한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고, 업계의 반발이 워낙 심해 제도 도입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현실성 없는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내에서 과속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택시 속도제한은 과잉규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기사 박정윤(70)씨는 “고령 운전자들은 젊은 기사들에 비해 과속을 자제하고 안전운전에 신경을 쓴다”며 “고령 운전자를 사고 주범으로 몰아 규제를 강화하려는 건가혹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버스에 이어 택시에도 디지털 운행기록장치(Digital TachoGraph, DTG)를 장착, 이를 활용한 맞춤형 운수종사자 교육도 병행한다. DTG는 차량운행 속도, 브레이크 작동 등 운행정보를 기록하는 것으로 운전자의 운전 습관 등을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운전자를 교육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이를 택시회사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택시 안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택시회사 평가 결과에 따라 시 지원금 등을 차등 지원한다. X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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