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프랑스, 호주 등 해외 선진국들의 경우 온실가스 저감 및 대도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LPG정책을 펼치고 있다.

호주의 경우 ‘LPG Vehicle Scheme’ 프로그램을 통해 LPG 신차를 구입하면 2,000호주달러, 엔진개조시 1,500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LPG 등 대체연료차량의 연료 충전시 갤런당 50센트의 소비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보유차량을 LPG엔진으로 개조시 500유로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지난 2011년 3월부터 재개했다. 영국 버밍엄시는 대기 중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해 경유택시를 LPG차량으로 전환시 보조금을 올해 3월부터 지급하고 있다.

대기환경개선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에 힘입어 해외에서는 친환경자동차로 잘 나가는 LPG자동차가 국내에서는 2010년 11월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후 5년째 내리막길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232만대 등록된 국내 LPG차량은 전체 2,054만대의 차량 가운데 11%를 차지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동안 LPG차량은 약 113만대가 늘어나 수송용 LPG연료시장의 확대를 견인했지만 이들 차량의 대폐차 시기가 도래하면서 차량 감소폭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약 1만2,000대, 2013년 2만3,000대, 지난해 5만5,000대 감소에 이어 올해에는 약 8만대 가량이 감소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송용 연료시장은 휘발유와 경유, LPG 등 연료간 상대가격과 연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경유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점차 강화되고 있어 LPG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시장 중심에서 LPG와 CNG 등 가스체 연료시장으로 변화된 수송용 시장은 이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클린디젤, 수소연료전지, 화석연료 대신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에탄올 등 대체연료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그린카시장으로 전이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저탄소 차량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함께 산업 및 학계의 R&D 등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LPG차량 시장 현황 및 양산 차량

국내에서 LPG차량은 196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1980년대 택시 연료로 LPG가 도입된 이후 저렴한 가격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나 2010년 이후부터 감소세로 전환됐다.

LPG차량은 1982년 택시를 시작으로 1983년 관용차, 1988년 국가유공자, 1989년 15인승 이하 승합차, 1990년 장애인, 1995년 렌터카, 트럭, 버스, 밴, 2006년 정부 공공기관 독립 및 민주화 유공자, 2008년 1,000cc 이하 경차, 하이브리드차, 2011년 장애인과 국가유공자가 사용한 5년 초과된 중고차 등으로 허용범위가 확대돼 왔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GM대우, 르노삼성자동차 등 자동차 제작사가 국내에서 양산하고 있는 LPG차는 모두 18종에 불과하다.

경차의 경우 모닝, 레이, 다마스, 라보가 대표적이다. 화물차의 경우 봉고3, 중형승용차는 SM5, YF쏘나타, LF쏘나타, K5, 아반떼 MD, 말리부, 준대형 승용은 SM7, K7, 그랜저 등이다.

RV나 SUV차량의 경우 올뉴카렌스, 올란도, 그랜저 스타렉스에 그치고 있다.

경차나 화물차, RV LPG차량의 경우 일반인도 구매가 가능하지만 승용차량은 장애인이나 국가유공자 등 특정 계층과 택시와 렌터카 등 특정 계층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실정이다.

즉 휘발유와 경유차량과 달리 LPG차량은 일반인이 승용차로 사용할 수 없으며 택시,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과 하이브리드, 경차, RV 등 특정 차종만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한돼 있어 LPG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한계가 적지 않다.

특히 9월부터 경유택시에 대해 리터당 345.54원의 유가보조금 지급도 가능해 도시가스 보급 확대 정책에 가정용 LPG수요가 지속 감소하는 현실에서 그동안 LPG수요기반이 됐던 택시 시장마저 다른 연료에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 LPG차 시장 현황

일본을 비롯해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전세계 70여개국에서 LPG차량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발간된 세계LPG협회 통계자료인 ‘Statisti cal Review of Global LP Gas’에 따르면 2013년말 기준 전세계 LPG차량 운행대수는 모두 2,491만대로 전년대비 6% 증가해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LPG가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로 부각되면서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에서 LPG차량이 증가 추세이며 인도 등에서도 삼륜차 개조정책 및 가격 경쟁력에 힘입어 LPG차가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매년 평균 10% 이상 성장했으며 충전소 운영 개소 및 수송용 LPG사용량도 각각 7%, 5%씩 증가했다.

2000년 750만대 수준이던 LPG차량은 2013년 2,491만대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유럽을 중심으로 LPG차 보급 확산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조적으로 LPG차량 시장이 감소되고 있다.

국내 LPG차 보급대수 증가율은 점점 둔화돼 2010년 11월부터 감소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해외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특히 터키의 경우 2013년말 보급대수가 393만대로 전세계 1위의 LPG차 보급률을 자랑하고 있다.

2000년 중반부터 2009년까지 우리나라는 LPG차 보급률 1위를 자랑했지만 2010년 터키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현재 터키, 러시아, 폴란드에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럽은 터키, 폴란드, 이탈리아, 등의 국가를 중심으로 증가해 전년대비 8% 늘어난 1,673만대를 보급해 전체 LPG차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신규등록 LPG차 약세, 경유車 강세 지속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신규등록 경유차는 강세현상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휘발유와 LPG자동차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LPG와 석유제품 가격 변동에 따른 연료비 부담이 가장 큰 고려 요인이겠지만 다양한 모델의 LPG자동차 생산이 이뤄지지 않고 소비층도 택시를 비롯해 장애인, 국가유공자, 렌터카 등에서만 LPG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는 연료사용 제한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집계한 ‘연료별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등록자동차는 2,054만8,879대로 지난해 12월말 2,011만7,955대보다 43만924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958만7,351대였던 휘발유차는 6개월동안 11만1,988대가 늘어나 969만9,339대를 기록했다. 전체 등록차량 가운데 휘발유차 점유율은 지난해 말 47.66%이던 것이 상반기동안 0.46%포인트 감소해 47.2%를 차지했다.

경유차 강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휘발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LPG에 비해 연비가 좋다는 운전자들의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6월말 현재 경유차는 827만101대로 지난해 12월 말 793만8,627대에 비해 33만1,474대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전체 등록차량 가운데 39.46%를 차지했던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0.79%포인트 증가한 40.25%로 높아졌다.

반면 1998년 RV 차량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던 LPG차는 폐차 등이 본격화되면서 2010년 246만대를 정점으로 지속적인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233만6,656대였던 LPG차는 올해 들어 6개월동안 3만6,091대가 감소해 11.61%였던 전체 등록 차량 가운데 점유율이 0.41%포인트 떨어진 11.20%로 낮아졌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동안 증가한 43만924대의 신규등록 차량 가운데 점유율이 휘발유차는 25.98%, 경유는 76.92%인 반면 LPG차는 3만6,091대가 줄어 점유율이 8.4% 낮아졌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휘발유하이브리드 차량은 6개월동안 1만9,676대 늘어난 13만8,653대, 경유하이브리드는 2대 늘어난 123대, LPG하이브리드는 72대 감소한 1만8,283대, CNG하이브리드는 5대 늘어난 74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공공기관이나 전기택시 보급 등으로 2,775대였던 전기차는 1,022대 늘어났으며 4만457대였던 CNG차는 460대 감소한 3만9,997대가 등록됐다.

한편 전체 자동차등록대수 중 국산차는 1,930만대로 93.9%를 차지했으며 수입차는 124만대로 6.1%를 차지하고 있지만 수입차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LPG연료사용규제 폐지 여부 관심 집중

LPG업계가 현행 LPG연료에 대한 사용제한규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껍데기만 남은 규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안정적인 LPG생산이 이뤄지고 북미 셰일가스 개발에 의해 LPG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생산되는 LPG가 증가하고 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사실상 그 의미가 퇴색했고 LPG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해소돼 이를 유지할 이유와 명분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LPG차량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선택권 제한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휘발유와 경유, CNG 등 대부분의 수송용 연료에는 연료사용 제한이 규제되지 않고 있으며 해외의 어느 국가에서도 사례가 없는 규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LPG차량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에 대한 선택권 제한은 물론 LPG자동차 충전소 등 관련 산업과 종사자들에 대해 이유없는 차별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해외 에너지수입 의존도가 97% 이상인 국내 실정에서 특정 에너지에 대한 편중은 에너지안보는 물론 적정 에너지믹스를 저해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의 경우 국가의 적정 에너지믹스를 위해 1차 에너지원 가운데 LPG를 분산형 클린가스체 에너지 및 최후의 보루에너지로 명시하고 수송부문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원전사고 등 위기 상황을 경험하면서 분산형 연료로의 LPG 특성을 고려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1차 에너지원에서 LPG 비중을 4%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를 도출했었다.

남북이 대치하고 지진 등 위기 및 재난상황 발생에서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어 긴급 대응연료로써 LPG역할을 결코 가볍게 취급할 수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고 LPG차 기술 활용도 높여야

르노삼성자동차,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사는 LPi를 비롯해 LPDi 등 세계 최고수준의 LPG자동차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직분사시스템을 적용한 국내 LPG차기술은 연비는 높이고 배출가스는 국내에서 가장 낮은 SULEV 규제에 대응 중이다.

특히 현대차는 환경부의 국책과제로 직분사 LPG엔진기술을 적용한 터보 LPDI엔진을 개발, 고압 액체상태의 LPG연료를 인젝터를 통해 각 연소실 내 직접 분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엔진을 다운사이징해 연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해 내년 상반기중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해외 각국에서도 기후변화는 물론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LPG연료의 친환경성을 주목하고 LPG엔진개조는 물론 LPG차 개발 및 보급 확대를 위해 보조금 지원 등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LPG연료 사용규제는 해외 시장 확대에 한계로 작용될 우려가 크다.

기술개발 및 신규모델 등을 위해서는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시장에 대한 공략을 확대해 나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의 LPG연료사용제한 규제로 인해 LPG차량 기술 개발을 위한 R&D는 물론 LPG용기 등 관련 부품 등 관련 개발사업에도 직·간접적 영향을 미쳐 LPG차량에 대한 국내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 기회를 살리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낮아지는 LPG가격 소비자에 혜택

셰일가스에서 생산되는 LPG가 증가하고 정유사의 생산시설 고도화 및 석유화학시설 확충으로 LPG생산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LPG수입사인 E1을 비롯해 SK가스 등 수입사는 물론 포스코에너지, 한화토탈 등에서도 LPG저장시설 추가 구축에 나서고 있어 민간 비축 LPG물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에서 생산되는 LPG가 늘어나면서 국제LPG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고 그 혜택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LPG수입 및 정유사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충전소에 공급되는 가격이 떨어지고 있어 이는 곧 소비자의 연료비 절감으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개선방향은?

LPG산업 측면에서 볼 때 전체 수송용 LPG수요의 약 40%를 점유하고 있는 택시의 LPG수요를 결코 가볍게 바라볼 수가 없다.

전기로 에너지 수요가 전환되면서 가정 및 상업용을 중심으로 한 난방용시장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데 이어 수송용시장마저 전기자동차를 비롯해 연료전지, 하이브리드차량으로 점진적인 위치 이동이 본격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1982년 택시를 비롯한 사업용 차량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 확대 등을 위해 LPG연료 사용제한 규제 정책을 시행해 오고 있다.

경차를 비롯해 친환경자동차 보급 등 정책적 필요로 인해 사용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지만 LPG에 대해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는 점을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경유차에서 내뿜는 배출가스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지만 경유택시 도입을 찬성하는 곳에서는 배출가스 후처리장치(DPF) 부착을 통해 유로-6 수준의 강화된 배출가스기준을 충족해 환경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유차의 기술개발로 배기가스가 과거에 비해 양적으로는 크게 개선됐다는 주장에 대해 질적으로는 여전히 인체에 치명적이라는 반론과 논리를 개발하는데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럽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는 휘발유와 경유에 대한 세금 비중이 높은 반면 친환경성 등을 고려해 LPG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 비중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연료사용 제한과 세율 문제는 따로 논의해야 할 문제이기 때문에 에너지원별 수급상황과 해외 각국의 세금 운용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에 합당한 정책적 판단을 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LPG업계의 연료사용제한 폐지에 대해 정부가 어떤 정책적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