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차출연금 미납부' 대전택시기사에 보조금 지급 중단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시가 택시 줄이기 사업(택시 감차) 출연금을 내지 않는 개인택시 기사에 대해 각종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그러자 제재 당사자들이 "강제 감차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대전시와 지역 개인택시업계에 따르면 시는 택시 감차 출연금 자동이체를 신청하지 않은 개인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전날 0시부터 유가보조금을 비롯한 시비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택시감차사업 시범도시인 대전은 2014년 택시 총량 산정에서 과잉 공급량으로 계산된 1천336대를 순차적으로 줄이고 있다.
보상금 수령 조건으로 지자체 감차 위원회에 택시면허를 반납하는 방식인데, 대전시 감차 위원회는 개인택시 면허 보상 가격을 대당 9천만원으로 산정했다.
시비 보조금 1천300만원을 제외한 7천700만원은 부가세 경감세액(4천만원)과 개인택시업자 출연금 부담(3천700만원)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시는 개인택시업자 1인당 월 5만원으로 정해진 출연금 조달을 위해 '3개월 이상 미납 시 유가보조금과 카드수수료 등 지급정지' 방침을 세워 지난해 12월 말에 안내했다.
그러나 5개월 가까이 흐른 이달 초순까지 679명이 출연금 자동이체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출연금 납부 대상자 5천400명의 12.5％ 수준이다.
시의 방침에 따라 이들은 전날 0시부로 유가보조금(월평균 13만원)과 시비 보조금(카드수수료·콜수수료)을 받지 못하게 됐다.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쓰는 개인택시의 경우 기사에게 ℓ당 221.36원이 지원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성실 납부자와의 형평성 확보와 감차 사업의 정상적인 추진을 위한 조처라는 게 시의 설명이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일부 기사는 이날 오후 대전 서구 시청사를 찾아와 시장 면담을 요청했다. 한 택시기사와 공무원 간 몸싸움도 벌어져 현장에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시청사를 찾은 한 개인택시 기사는 "감차가 자율이 아닌 강제로 진행되고 있다"며 "심지어 법인택시에 대해서는 제대로 감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유가보조금은 시비가 아닌 국비가 대부분인데도 시가 집행기관이라는 이유로 지급 정지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택시 감차 취지엔 동의하나, 편법으로 진행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