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6/06/02

ㆍ조회: 1372

택시 ‘불법 카드깡’

택시 ‘불법 카드깡’

실제 주행 안하고 요금 흥정해 부당이득
통신비·수수료는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
도난카드 범죄 악용 우려도… 단속 시급

경기도내 일부 택시기사들이 ‘불법 카드깡 영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과정에 소요되는 수수료나 통신비 등 각종 비용을 정부가 세금을 통해 지원해 주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택시 카드깡이란 손님과 기사가 짠 뒤 실제 주행이 없었음에도 신용카드로 계산, 일부 수수료를 기사가 갖고 남은 현금을 손님들이 되돌려받는 방식이다.

30일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총 택시 수는 지난해 기준 3만5천985대에 달한다. 그러나 일부 기사들이 손님과 짜고 택시 카드깡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를 들어 현금 5만원이 필요한 손님이 기사와 흥정을 통해 신용카드를 건네면, 이를 받은 기사는 7만원을 계산해주고 손님에게 현금 5만원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사는 카드깡을 통해 2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다.

실제 현장에서 일부 택시들의 불법 카드깡 거래는 어렵지 않았다. 29일 밤 10시께 택시가 줄지어 서 있는 수원의 한 번화가에서는 10대 중 평균 2~3대 정도가 이 같은 택시 카드깡 영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카드 영수증에는 실제 주행이 없던 탓에 승하차시간이나 미터기 요금, 승차요금 등이 모두 ‘0’으로 기록됐다.

경찰은 택시카드깡을 하려는 손님에 대해서 회사 법인카드나 도난카드 등 출처를 숨기고 이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도난카드에 대해서는 범죄로 악용되는 과정에서 택시 내부에 CCTV가 없으면 범인을 사실상 이를 잡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택시 카드깡이 가능한 배경에는 사실상 관리 주체가 없어서다. 현행법에는 택시를 관리 감독하는 각 시·군들이 승차거부 등 운영상 문제에 전반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반면, 기사가 카드 단말기를 마음대로 조작 가능함에도 벌어지는 불법행위에 대해서 관리할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도내 택시들이 카드깡으로 인해 발생한 수수료 등을 경기도와 시·군으로부터 지원 받는다는 점이다. 우선 카드 수수료 1.9%를 감면해 주고자 2014년 25억7천600만원, 지난해 25억7천600만원, 올해 15여억원 등의 예산이 지원됐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통신비의 경우 2014년 6억6천200만원, 지난해 6억6천300만원, 올해 3억여원 등의 예산이 추가 지원됐다.

전문가들은 정부 보조금을 받는 일부 택시들이 법의 허점을 악용하는 만큼 경찰과 경기도 등이 일제 점검을 통해 강력한 행정처분조치를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이는 불법적 이익을 법의 사각지대 내에서 함께 공유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불법 카드깡”이라며 “택시들이 정부 보조금을 받는 만큼 일제 점검을 통한 정부의 행정감독 및 지도 등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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